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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파이 규제, 코드 아닌 재량이 겨눈다”…타이거리서치, SEC 성명 파장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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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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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리서치는 SEC가 온체인 볼트와 대출 전략에 기존 증권법 논리를 적용하며 코드보다 자금 배분 재량을 가진 큐레이터와 운영 주체를 겨냥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약 259억달러 규모의 온체인 자산운용 시장이 규제 영향권에 들 수 있으며, 디파이의 승부처가 기술보다 법적 책임 구조 설계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타이틀/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

타이틀/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온체인 볼트와 대출 전략에 기존 증권법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디파이(DeFi) 시장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SEC의 이번 성명이 코드 자체보다 자금 배분에 재량권을 행사하는 주체를 겨냥하고 있으며, 넓게는 약 259억달러 규모의 온체인 자산운용 시장이 잠재적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7월 22일 헤스터 피어스 위원이 발표한 성명이다. 핵심은 온체인 볼트, 대출 전략, 수익 최적화 구조라 하더라도 자금 모집과 운용의 ‘경제적 실질’이 하우이 테스트(Howey Test)를 충족하면 투자계약, 즉 증권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데 있다. SEC가 직접 강제력을 수반한 규칙을 새로 제정한 것은 아니지만, 암호화폐 태스크포스가 정리해온 기존 증권법 프레임을 특정 상품군에 대입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실제로 성명 직후 모포(Morpho)의 MORPHO 토큰은 한때 약 5% 하락했다.

다만 규제 당국의 시선은 스마트컨트랙트로 구현된 ‘코드’ 그 자체보다, 그 위에서 투자 결정을 내리는 사람과 조직에 맞춰져 있다.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볼트는 자산 운용을 위한 기술적 도구일 뿐이며, 대부분 관리자 권한 없이 배포된 불변형 구조에 가깝다. 반면 리스크 큐레이터나 운영 주체는 예치 자금을 어느 시장에 얼마나 배분할지, 위험이 커졌을 때 언제 철수할지, 어떤 담보 조건을 적용할지 결정한다. 규제기관 입장에서는 이들이야말로 소환과 제재, 책임 귀속이 가능한 식별 주체다.

왜 하필 큐레이터가 표적이 되는지도 이 지점에서 설명된다. 예치자는 단순히 스마트컨트랙트를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특정 큐레이터의 판단력과 운용 전략을 믿고 자금을 맡긴다. 예를 들어 한 큐레이터가 여러 대출 시장 중 특정 시장을 선택하고, 금리와 담보 여건을 감안해 자산 비중을 바꾸며 수익률을 조정한다면, 투자자의 기대 수익은 그 주체의 ‘타인의 노력’에 크게 의존하게 된다. 이는 하우이 테스트의 핵심 요소와 맞닿는다.

유사한 쟁점은 과거 토네이도 캐시와 유니스왑 랩스 사례에서도 드러났지만, 당시에는 불변 코드의 법적 지위나 인터페이스 운영 행위가 주된 쟁점이었다. 반면 이번 사안은 ‘누가 만들었는가’보다 ‘누가 자산 선택과 배분을 계속 결정하는가’에 초점이 이동했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이는 디파이 시장의 규제 논의가 기술 구조에서 운용 재량과 책임 구조로 넘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영향 범위 역시 볼트에만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리퀴드 리스테이킹, 수익 최적화 프로토콜, 온체인 자산배분 서비스 등도 규제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공통 기준은 간단하다. 이용자의 자금을 대신 판단하고 움직이는 재량 주체가 존재하느냐다. 이 기준으로 추산한 잠재 영향 시장 규모는 총예치자산(TVL) 기준 약 259억달러에 이른다. 다만 재량의 불투명성과 통제 장치 수준에 따라 규제 강도는 차등 적용될 전망이다. 오프체인 위임이나 저담보 대출처럼 검증이 어려운 구조는 고위험 구간으로, 온체인 기록과 타임락, 가디언 장치 등이 갖춰진 구조는 중위험 구간으로, 통제 주체가 없는 불변형 프로토콜이나 제도권 등록 상품은 상대적으로 안전 구간으로 분류된다.

시장 참여자들도 손 놓고 있지는 않다. 스테이크하우스 파이낸셜, 메이플 파이낸스, 센토라, 에이브(Aave) 등은 이미 규제 노출을 줄이기 위한 구조를 설계해 왔다. 첫 번째 방식은 투자자 자격 제한이다. 스테이크하우스 파이낸셜의 ‘그로브’는 기관 전용 자본 배분 채널로 설계됐고, 오르카의 GLDY 풀은 미국 증권법상 레귤레이션 D 506(c) 사모 면제를 활용해 인가투자자만 접근하도록 했다. 이는 공모 등록 부담을 줄이는 현실적 해법이지만, 상품의 증권성 자체를 없애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는 기존 KYC와 컴플라이언스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크라켄의 ‘DeFi Earn’이나 코인베이스, 바이낸스의 일부 렌딩 구조는 중앙화거래소의 고객확인 체계 위에 온체인 볼트 인프라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실제 자금 배분 판단은 여전히 리스크 매니저나 큐레이터가 맡는다. 외부 규제 인프라는 유통 단계 위험을 줄여줄 뿐, 운용 재량에 따른 법적 책임까지 대체하지는 못한다.

세 번째는 자산 단위 화이트리스트 모델이다. 에이브 호라이즌은 기관 전용 실물연계자산(RWA) 대출 시장으로, 담보 자산의 적격 여부를 서클, 리플(XRP), 슈퍼스테이트, 센트리퓨즈 등 발행사 측이 관리하도록 설계했다. 프로토콜 차원에서 이용자를 직접 가르는 대신 ‘어떤 자산이 들어올 수 있는가’를 통제하는 구조다. 동시에 라마리스크의 권고와 체인링크의 NAV 데이터 같은 외부 검증 장치도 활용한다. 다만 이런 분업이 프로토콜 운영 책임 자체를 완전히 지우는 것은 아니다.

네 번째는 허가형 대출과 무허가 수익 토큰을 분리하는 모델이다. 메이플 파이낸스는 기관 차입자에 대한 심사와 대출은 엄격한 화이트리스트 체제로 운영하면서, 일반 이용자에게는 시럽USDC 같은 수익 접근 토큰을 제공하는 이원화 구조를 택했다. 이는 규제 접점을 분산하는 데는 유효하지만, 수익 토큰의 증권성이나 운용 주체의 재량 책임을 근본적으로 해소하지는 못한다.

결국 현재의 대응은 ‘최종 해법’이라기보다 시간을 버는 임시방편에 가깝다.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과거 클로즈드엔드 펀드, 렌딩클럽, 크라우드펀딩 산업의 제도화 사례를 들어, 지속 가능한 해법은 결국 기존 증권법 체계 안에서 정식 등록을 마치거나 새로운 면제 규정을 입법화하는 방향이었다고 짚었다. 단순히 접근을 제한하는 수준을 넘어, 상품의 법적 성격과 공시 기준, 손실 책임, 운용 의무가 명확히 정리돼야 시장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향후 선택지는 대체로 네 갈래다. 기존 증권으로 정식 등록하거나, 적격투자자 대상 사모 면제를 활용하거나, 애초에 운용 재량을 제거한 불변형 구조를 설계하거나, 혹은 온체인 금융 전용 면제 규정을 신설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아바 랩스(Ava Labs)와 솔라나 정책 연구소는 SEC에 별도 규제 틀을 제안한 바 있다. 어떤 경로를 택하든 핵심은 투자 판단의 주체와 공시 수준, 책임 귀속 구조를 분명히 하는 데 있다.

이 과정에서 규제 대응 역량은 새로운 진입장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KYC 체계 구축, 법률 검토, 온체인 자산 가치 검증, 맞춤형 계약, 손실 흡수 구조 설계까지 모두 상시 비용이 되기 때문이다. 자본력과 기관 네트워크를 갖춘 대형 큐레이터는 이를 경쟁우위로 전환할 수 있지만, 중소형 사업자는 독자 인프라를 감당하지 못해 대형 플랫폼에 편입되거나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 디파이 규제가 ‘코드’에서 ‘재량’으로 이동하는 지금, 온체인 볼트 시장의 승자는 기술 혁신만이 아니라 법적 책임을 구조화할 역량을 가진 주체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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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리노

2026.07.29 12: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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