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가상자산 규제 체계 개편의 갈림길에 섰다. 코인베이스가 파생상품과 디파이 등 주요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현행 규제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블록체인 퓨처리스트 콘퍼런스’에서 에릭 리치먼드 코인베이스 캐나다 대표는 현지 사업 확장의 핵심 조건으로 ‘규제 체계의 진화’를 강조했다. 그는 현재 캐나다가 임시 면제 조치 중심의 구조에 머물러 있어, 차세대 금융 서비스 도입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리치먼드는 코인베이스가 단순 거래소를 넘어 블록체인 기반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올인원 거래소’를 지향한다”며 “24시간 끊김 없이 작동하는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려 한다”고 말했다.
‘임시 규제’ 한계…미국과 격차 확대
캐나다는 초기 가상자산 시장에서 적극적인 규제 도입을 통해 빠르게 성장한 국가로 평가받는다. 현물 ETF 승인과 거래소 등록 체계 도입 등은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 상당수가 법률이 아닌 ‘임시 면제’와 개별 승인에 기반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글로벌 로펌 노턴 로즈 풀브라이트에 따르면, 토큰화 자산 규제에서 미국은 증권, 담보, 수탁, 자본 요건 등 세부 지침을 구체화하며 한발 앞서 있다. 반면 캐나다는 여전히 협의 단계에 머물러 있고, 일부 파일럿 프로젝트에 제한적인 예외만 허용하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는 이미 활용 가능한 서비스들이 캐나다에서는 지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코인베이스 미국 이용자는 ‘코인베이스 원’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대출로 연 약 7%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캐나다 이용자는 USDC 보유 시 최대 4.5% 수준에 그친다.
파생상품·디파이 확대도 ‘제동’
코인베이스는 캐나다에서도 암호화폐 선물 등 파생상품 서비스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현재는 규제 당국으로부터 ‘국제 면제’를 받아 일부 적격 투자자에게 제공 가능하지만, 일반 투자자까지 확대하려면 추가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이는 미국과 대조적이다. 미국에서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규제를 따르는 구조 덕분에 소매 투자자 확대가 비교적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리치먼드는 이러한 차이가 단순한 규제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규칙 구조 자체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짚었다.
해법은 ‘국가 단일 규제 프레임워크’
그는 해결책으로 ‘국가 단일 규제 체계’ 도입을 제시했다. 현재 캐나다는 주별 증권 규제기관이 각각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기업 입장에서 법적 불확실성이 크다.
리치먼드는 이를 통합한 ‘내셔널 인스트루먼트’ 형태의 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국 모든 규제 기관이 동일한 기준을 채택하는 방식으로, 시장 참여자에게 명확성과 일관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캐나다는 올해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도입하며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법 시행 이후 웰스심플, 쇼피파이, 캐나다 국립은행 등이 참여한 테트라 트러스트는 캐나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CADD’를 출시했다.
결국 관건은 속도다. 결제, 토큰화 자산, 디파이 등으로 확장되는 시장 흐름 속에서 캐나다가 유연하고 명확한 규제를 구축하지 못할 경우, 글로벌 표준 경쟁에서 미국에 주도권을 내줄 가능성이 크다.
🔎 시장 해석
캐나다는 초기 가상자산 규제 선도국이었지만, 현재는 ‘임시 면제’ 중심 구조로 인해 혁신 서비스 도입 속도가 둔화됨
미국은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규제로 토큰화 자산·디파이 시장에서 우위 확보
코인베이스 등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캐나다 시장의 규제 불확실성이 확장의 주요 장애물로 작용
💡 전략 포인트
캐나다는 주별 규제 체계를 ‘국가 단일 프레임워크’로 통합할 필요성 대두
스테이블코인, 파생상품, 디파이 등 차세대 금융 서비스는 규제 명확성이 곧 경쟁력
투자자는 국가별 규제 수준에 따라 동일 자산이라도 수익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 주목 필요
미국과 캐나다 간 서비스 격차는 장기적으로 자본 이동 및 플랫폼 선택에 영향 가능
📘 용어정리
임시 면제(Exemption): 특정 조건에서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해 서비스를 허용하는 방식
토큰화(Tokenization): 실물 또는 금융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토큰 형태로 전환하는 기술
디파이(DeFi): 은행 등 중개기관 없이 블록체인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태계
스테이블코인: 법정화폐 등에 가치가 연동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