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미국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직접 회동했다.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된 시점에 이뤄진 이번 만남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긴박한 외교 메시지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접견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관세 제재 시한을 이틀 앞둔 상황에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오는 8일까지 우크라이나와 휴전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뿐 아니라 러시아와 교역하는 국가들까지 포괄하는 강도 높은 관세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공개 경고한 바 있다. 위트코프 특사는 푸틴 대통령에게 이러한 미국의 의지를 전달하며 휴전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마지막 외교적 노력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트코프 특사는 이날 오전 모스크바 브누코보2 공항에 도착한 뒤, 크렘린궁 외교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와 함께 크렘린 인근의 자랴디예 공원을 걷는 장면이 확인됐다. 이후 그는 크렘린궁으로 이동해 푸틴 대통령과 대면했고, 크렘린궁은 두 인사가 악수하는 영상을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작전을 지속하고 있으며, 지난 1일 푸틴 대통령은 작전의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외교적 중재 시도가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위트코프 특사의 대러 접촉은 올해 들어 이번이 다섯 번째로, 지난 4월 25일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 약 3개월 만에 다시 모스크바를 찾은 것이다. 이런 빈번한 방문은 양국 간 긴장 속에서도 대화 창구를 유지하려는 미국 측의 외교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현재로서는 러시아가 당장 휴전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경제 제재라는 압박 수단은 일정한 외교적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향후 미국의 최후통첩이 실제 제재로 이어질지, 또는 막바지 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될지는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