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 강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의 수가 불과 6개월 만에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BBC 방송은 8월 5일(현지시간) 자체 팩트체크 부서의 보고를 인용해, 2024년 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러시아의 공세가 눈에 띄게 강화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인 1월 20일부터 7월 19일까지 약 6개월 동안 러시아가 발사한 무기는 총 2만7천158건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 마지막 6개월 동안 기록된 1만1천614건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동안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자신감 있게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 흐름이 나타난 셈이다. BBC는 우크라이나 공군의 일일 보고서를 종합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러시아의 공격 빈도와 강도가 전쟁 발발 이후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정책 변경이 러시아의 공세 강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나온다. 크리스 쿤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점, 그리고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시사하는 접근 방식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더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는 신호를 줬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공습 확대 배경으로 무기 비축량 증가와 미국의 군사 지원 주저를 동시에 꼽고 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는 자국 내 생산시설을 바탕으로 '가미카제 드론'(자살형 드론)과 미사일의 양산에 속도를 붙이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지원 공백을 이용한 전략적 조치로 평가된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은 러시아가 매달 최대 85개의 탄도미사일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1년 전보다 거의 두 배 수준이며, 하루에 170개의 자살드론을 생산할 수 있는 최신 제조시설도 남부 알라부가 지역에 설치됐다.
이 같은 흐름은 우크라이나 전장의 군사 균형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이 국제 분쟁 구조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에 대한 논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군사 지원이 줄어든 틈을 타, 러시아가 공격을 확대하며 협상력을 키우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으며, 향후 백악관의 대응 기조에 따라 전쟁 양상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