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기대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고 있다. 주가 상승과 함께 달러 강세, 금리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며 시장 전반에 낙관론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1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 전망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며 조기 합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핵무기 개발 포기와 핵물질 반납 등을 포함한 주요 사안에서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도 내놨다. 다만 중동 및 유럽 일부 관계자들은 실제 협상 타결까지 약 6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기대와 신중론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금융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미국 S&P500 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신고가를 경신했고, 일본과 한국 증시도 각각 2% 이상 상승하는 등 글로벌 주식시장이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유럽 증시는 일부 업종 중심 매물 출회로 소폭 하락했다.
환율 시장에서는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미국-이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이견 가능성이 제기되며 안전자산 선호가 일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유로화와 엔화는 각각 약세를 나타냈고, 원화는 큰 변동 없이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금리 역시 상승 압력을 받았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유가 상승과 견조한 고용 지표 영향으로 상승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히 시장에 반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독일 국채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신중론이 부각되며 소폭 하락했다.
실물 경제 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예상치를 하회하며 고용 시장의 견조함을 확인시켰지만, 3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감소하며 경기 둔화 신호도 일부 나타났다.
유럽에서는 통화정책에 대한 신중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ECB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독일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을 기존 1.0%에서 0.5%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1분기 GDP 성장률은 5.0%로 예상치를 상회하며 수출 회복세가 반영됐지만,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증가율은 둔화되며 내수 회복의 한계도 드러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AI 산업 성장 기대와 견조한 경제 지표를 꼽고 있다. 실제로 반도체 수요 확대와 AI 관련 투자 증가가 글로벌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으며,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투자 심리를 지지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중동 지역의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은 여전히 변수다. 원유 시장에서는 현물 가격과 선물 가격 간 괴리가 확대되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이는 기업과 정책 당국의 의사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이번 중동 사태는 장기적으로 ‘페트로달러 체제’ 약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걸프 국가들이 달러 자산 재배치에 나설 경우 글로벌 금융 질서에도 구조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현재 금융시장은 ‘협상 낙관론’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하는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위험자산 선호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동 정세와 정책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재확대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