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 민간 항공사 27곳을 포함한 36개 개인·기관을 제재했다. 이란 항공 부문을 통한 무기·인력·불법 화물 수송과 제3국을 거친 항공기 조달 경로를 겨냥한 조치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8일(현지시간) ‘경제적 왕따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에 따라 이란 항공산업 관련 36개 대상을 제재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번 조치로 이란에 남은 항공사 전부를 제재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재 대상에는 에어 시라즈, 아사젯항공, 이란 아세만항공, 키시항공, 콰셈항공, 사하항공, 세페란항공, 자그로스항공 등 이란 민간 항공사 27곳이 포함됐다. OFAC는 이들 항공사가 이란 정권의 지역 불안정화 활동을 지원해 왔다고 주장했다.
OFAC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마한항공과 같은 외형상 민간 항공사를 활용해 무기를 조달하고 인력을 수송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란 항공 부문을 제재 대상으로 삼은 배경에는 이 같은 운송망 차단 목적이 있다.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 최대 항공사 마한항공을 지원한 제3국 업체들도 명단에 올랐다. 튀르키예·아랍에미리트·말레이시아·카자흐스탄 소재 업체들이 마한항공의 화물 서비스, 항공기 조달, 판매 대행 등을 지원했다는 것이 재무부 설명이다.
재무부는 마한항공이 2026년 여름 아랍에미리트와 오만을 거치는 방식으로 보잉 B-777 항공기 최소 3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해당 거래에는 아랍에미리트 소재 ECT 에비에이션 서포트와 튀르키예 소재 스카이 피닉스가 중개업체로 관여한 것으로 제시됐다.
마한항공은 2011년 OFAC의 제재 대상에 지정됐으며, 2019년에는 미 국무부의 별도 제재도 받았다. 이번 조치는 마한항공 자체에 대한 신규 지정이라기보다, 마한항공의 운송·조달망을 지원한 제3국 업체를 추가로 겨냥한 성격이 강하다.
OFAC는 이란 항공산업과 관련한 일부 거래 허가도 중단했다. 미국산 또는 미국 통제 항공기를 비미국 항공사가 이란으로 운항할 수 있도록 한 허가와 민간 항공기 관련 거래 허가가 대상이다.
다만 항공 안전과 관련한 요청은 사안별로 검토할 수 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제재 확대와 별개로 안전 운항에 필요한 예외 가능성은 남겨 둔 셈이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란 정권에 재정적 생명줄을 제공하는 이들에게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마한항공을 계속 지원하는 기업들에 대한 제재로 그 약속을 이행했다”고 말했다.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기업에는 미국 금융망에서 차단될 위험이 있다는 경고다.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는 글로벌 금융기관에 이란 항공산업을 지원하는 네트워크를 신고하도록 요청했다. 이란 업체가 제3국 위장회사와 중개업체를 활용해 미국산 항공기와 부품을 확보하는지 확인하라는 취지다.
이번 조치는 미국 재무부가 앞서 이란의 원유 수입원과 금융 연결망을 겨냥해 경제 압박 작전을 시작한 흐름과 이어진다. 당시에도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중개자와 금융 채널을 함께 차단하는 방식이 핵심으로 제시됐다.
재무부는 지난달 이란 관련 제재 압박 범주에 항공·해운·디지털자산 등을 포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 디지털자산 거래나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 조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이란 항공사와 해외 조달업체의 미국 금융망 접근이 제한되면 항공기·부품 확보와 국제 화물 서비스 운영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구체적인 운항 차질과 국제 금융 거래 영향은 추가 제재 집행과 금융기관의 대응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미국 재무부는 제재 명단 지정과 함께 금융기관의 관련 거래 신고를 요청했다. 항공 안전 관련 허가 요청은 개별 검토하기로 했으며, 이번 조치의 실제 집행 범위는 후속 심사와 금융기관의 거래 점검을 통해 드러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