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피디아(EXPE)의 주가가 1분기 실적 부진과 미국 내 여행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로 9일(현지시간) 장전 거래에서 10% 이상 급락했다. 전날 장 마감 후 발표된 분기 실적에서는 매출과 총 예약 매출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연간 가이던스도 하향 조정됐다.
익스피디아는 1분기 매출이 29억 9,000만 달러(약 4조 3,000억 원), 총 예약 매출은 314억 5,000만 달러(약 45조 3,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두 수치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긴 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했던 수준에는 못 미쳤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0.40달러로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순손실은 주당 1.56달러로 예상치인 0.42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아리안 고린(Ariane Gorin) 익스피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내 소비자 심리가 관세와 정책 불확실성으로 약화되면서 여행 수요가 기대에 못 미쳤다"며 "4월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 고객층이 미국보다는 중남미나 타 지역으로 여행지를 옮기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밝혔다.
스콧 쉔켈(Scott Schenkel)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매출과 예약 매출 성장률을 각각 3~5%, 2~4%로 제시했지만 연간 가이던스는 이를 반영해 기존 4~6%에서 2~4%로 낮췄다.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성을 고려한 조정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익스피디아 주가는 9% 넘게 하락한 상태다. 이번 실적 발표 이후 장기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미국 내 여행 시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되면서, 기업의 회복 탄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브랜드 강화 및 글로벌 시장 다변화 전략이 단기 변동성을 방어할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