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는 6일 연속 상승세를 마감하며 하락 마감했다. 20일(현지시간) S&P500 지수는 0.4% 떨어지며 상승 랠리에 제동이 걸렸고, 나스닥과 다우지수도 각각 0.4%, 0.3% 하락했다. 무역장벽 완화에 따른 기대감과 인플레이션 둔화 예상이 최근 랠리의 주요 배경이었으나, 이날은 투자심리가 일시적으로 흔들리면서 주요 지수 모두 약세를 보였다.
신용평가사 페어 아이잭(FICO)은 연방 정부 관계자의 발언 여파로 이날 S&P500 종목 중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미 연방주택금융국(FHFA)의 빌 풀트 국장은 FICO의 가격 정책에 우려를 표명하며 더 저렴한 신용평가 대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 이후 FICO 주가는 8.1% 급락했다.
전력회사 AES 역시 투자의견 하향 조정의 직격탄을 맞았다. 제퍼리스는 AES의 주식가치를 ‘시장수익률 하회’로 평가하며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와 2027년 이후 재생에너지 시장전망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제시했다. 이로 인해 AES 주가는 4.1% 하락했다.
크루즈업체 노르웨이지안 크루즈 라인(NCLH)은 트루이스트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 이후 3.9% 하락했다. 트루이스트는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향후 분기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고정 예약 구조상 단기 실적에는 당장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향후 수익성과 수요 위축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모더나(MRNA)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백신 가이드라인 발표에 힘입어 6.1% 급등했다. FDA는 65세 미만 건강한 인구에 대해서는 추가 임상데이터를 요구하겠다고 밝혔지만, 고령층과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은 계속 승인할 것이라 덧붙였다. 모더나의 핵심 수요층에 해당하는 이들 집단의 백신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면서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할인 유통업체 달러트리와 달러 제너럴은 각각 4.6%, 4.1% 상승했다. 최근 월마트(WMT) CEO가 관세 상승으로 인해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제공하는 두 업체가 가격 민감 고객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란 시장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생명과학기업 리제네론 파마슈티컬(REGN)도 이날 3.2%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리제네론은 유전자 분석기업 23앤드미(23andMe)를 파산절차를 통해 인수하며, 고객 데이터를 윤리적으로 보호하겠다는 방침을 함께 발표했다. 이와 함께 동종업계 바이오기업 인사이트(INCY)도 2.3% 상승했다. 인사이트는 항암제 자이니즈(Zynyz)가 미국 규제기관으로부터 양성 항문암 치료용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번 하락세는 시장의 낙관론에 대한 일시적인 조정 국면으로 해석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자동차업체에 대한 관세를 제외하겠다고 언급하며 무역 전선의 긴장을 낮췄고, 소매업계 전반에는 가격 인상 우려가 퍼지면서 밸류 종목들을 부각시키는 흐름도 관찰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당분간 실적 발표 시즌 영향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의 이슈가 단기적인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