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고 올해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특히 무역 규제로 인한 비용 부담이 실적에 타격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HP(HPQ)는 2025 회계연도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이 0.7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132억 2,000만 달러(약 19조 50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주당순이익 0.81달러와 매출 131억 달러(약 18조 8,600억 원)를 밑도는 수치다.
사업 부문별로는 개인용 시스템(PC) 매출이 9% 가까이 증가하며 90억 달러(약 12조 9,600억 원)를 기록한 반면, 프린팅 부문은 4% 감소한 42억 달러(약 6조 400억 원)로 집계됐다. 엔리케 로레스(Enrique Lores) CEO는 이번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규제 환경"을 꼽으며, 무역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비용 구조를 효율화하기 위한 조처를 신속히 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무역 관세로 인한 추가 비용을 2분기 중 완전히 상쇄하지는 못했고, 이에 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해 비용 부담을 일부 전가하는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경고와 맞물려 IT 업계 전반에 부담을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HP는 올해 연간 조정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기존 3.45~3.75달러에서 3.00~3.3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카렌 파크힐(Karen Parkhill) CFO는 "무역 관련 비용 증가와 수요 둔화,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하향 조정 배경을 밝혔다.
이에 따라 JP모간은 HP의 목표 주가를 종전 30달러에서 27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HP 주가는 올해 들어 22% 가까이 하락했으며, 이번 실적 발표 다음 날에도 7%나 급락하며 시장의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다. HP의 이번 발표는 규제 리스크와 글로벌 무역 환경 악화가 실적과 주가에 얼마나 민감하게 작용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