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NVDA)가 또 한 번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 현지시간 5월 29일 발표된 2026 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매출 441억 달러(약 63조 4,000억 원)를 기록하며 증권가 예상치를 상회했다. 1년 전 같은 기간의 260억 4,000만 달러 대비 약 70% 성장한 수치다.
순이익과 주당순이익(EPS) 역시 호조를 보였다. 순이익은 198억 9,000만 달러(약 28조 6,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증가했고, 비GAAP 기준 주당순이익은 0.81달러에 달해 분석가 예상치인 0.86달러에 다소 못 미쳤지만 여전히 강력한 실적을 입증했다. 이와 관련된 매출과 순이익 지표 모두 AI 붐에 따른 서버 및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는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들과의 협력, AI 훈련용 반도체 수요 확대, 그리고 자사 플랫폼 기반 생태계 확장으로 반도체 업계 내 독보적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H100·GH200 시리즈의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신규 출시 예정 GPU 및 시스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분기에서도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실적을 단순한 반도체 수요 증가로만 해석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반도체 설계부터 고성능 컴퓨팅(HPC), AI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르는 ‘완성형 솔루션’ 전략 덕분에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투자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엔비디아는 AI 슈퍼사이클의 핵심 중추이며,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이어지는 AR/VR·자동차·클라우드 수요 덕분에 성장 모멘텀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적 발표 직후 애프터마켓에서의 주가 움직임은 제한적이었지만, 향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발표될 공급망 안정 계획 및 신규 수주 계획에 따라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특히 AI 중심 구조혁신을 추진 중인 글로벌 IT 기업들이 GPU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엔비디아의 시장 내 협상력은 계속해서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엔비디아 주가는 연초 이후 100% 가까이 상승하며 시가총액 3조 달러(약 4,320조 원)에 도전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실적 역시 이 같은 주가 흐름에 힘을 보태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