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추가 무역 협상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 반전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를 비롯해 S&P 500과 나스닥 지수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다. 정치 리스크가 시장의 단기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이 또 한 번 입증된 셈이다.
이날 가장 크게 반등한 종목 중 하나는 달러트리(DLTR)였다. 전날 급락했던 달러트리는 JP모건의 투자의견 상향과 목표주가 인상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JP모건은 달러트리의 향후 주가 상승 여력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며 투자자들의 매수를 이끌었다. 같은 할인 유통업체인 파이브빌로우(FIVE) 역시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발표와 가이던스 상향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다. 신규 매장 확장과 고객 거래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농업 및 생활용품 유통 기업 트랙터서플라이(TSCO)도 이날 투자자 간담회를 통해 장기 성장 비전을 제시하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이에 따라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반면, 위스키 브랜드 잭 다니엘스를 보유한 브라운포만(BF.B)은 S&P500 지수 내 가장 부진한 종목으로 꼽혔다. 회사는 앞으로의 1년 동안 거시경제적 환경이 극도로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순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부정적 발언에 투자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하며 대거 이탈했다.
의류 브랜드 캘빈클라인과 타미힐피거를 거느린 PVH는 미국의 신규 관세 부담으로 연간 순이익 하향 조정을 예고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소비재 기업 킴벌리클라크(KMB) 또한 해외 화장지 사업 부문을 브라질 수자노에 매각한 후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한편 채권 수익률이 오르고 금값은 하락했다. 유가 상승과 함께 외환시장에선 달러가 엔화 대비 강세를 보였으나 유로화와 파운드화엔 약세를 기록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대부분의 주요 종목이 하락세를 보이며 부진했다.
이번 증시 흐름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발언이 단기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해주는 사례였다. 시장 참여자들은 정세 변화와 개별 기업의 실적 발표 등 다층적인 요소를 반영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