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기기 제조사 RxSight(RXST)의 주가가 9일(현지시간) 프리마켓에서 50% 폭락하며 투자자들 사이에 적신호가 켜졌다. 백내장 수술에 사용되는 조정 가능한 인공수정체 ‘Light Adjustable Lens’를 생산하는 이 회사가 실적 하향과 함께 연간 가이던스를 크게 낮추면서 시장의 실망감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RxSight는 전날 장 마감 후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에 앞서 매출이 약 3,360만 달러(약 483억 원)에 그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수치이며, 애널리스트 추정치 4,170만 달러(약 599억 원)에 한참 못 미쳤다. 기업 측은 오는 8월 7일 공식적인 실적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더 큰 충격은 연간 매출 전망 하향에서 비롯됐다. RxSight는 2025년 전체 매출 전망치를 기존 1억 6,000만~1억 7,500만 달러(약 2,304억~2,520억 원)에서 1억 2,000만~1억 3,000만 달러(약 1,728억~1,872억 원)로 대폭 낮췄다.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는 1억 7,100만 달러(약 2,462억 원)로 나타나 있었다.
론 커츠(Ron Kurtz)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의 실적 부진을 인정하며 “고객 성공을 중심으로 한 상업 전략을 재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장기 비전을 유지하되, 기존 및 신규 병원들과의 협력을 확대해 실질적인 수익 개선을 도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측의 발표 뒤 주가는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RxSight는 프리마켓에서 주당 6.50달러로 거래됐으며, 이는 2021년 상장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인공수정체 기술이 기존 경쟁사 대비 독보적이라고 강조했던 기업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 실적 하향은 시장 신뢰도에 대한 타격을 의미한다.
이번 RxSight 사태는 미국 의료기기 업계가 고금리와 병원 운영 리스크, 소비자 의료 수요 감소 등 복합적인 압력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투자자 입장에선 실적 발표 이전 기업의 ‘예비 경고’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