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3,23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물가 지표에 대한 경계심리가 여전히 남아 있어 지수의 추가 상승에는 제약이 따르고 있다.
12일 오전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19포인트(0.75%) 오른 3,230.96을 기록하며 상승 출발한 뒤 상승 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이날 지수는 3,209.75로 장을 시작한 이후, 반도체주 주도의 매수세에 힘입어 3,230선을 되찾았다. 이는 최근 하방 압력 속에서도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의 이목은 한국시간 이날 저녁 발표될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집중되고 있다. CPI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참조하는 핵심 물가지표로, 예상보다 높은 수치가 나올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90일 연장했지만, 시장은 이를 대부분 선반영한 상태여서 물가 상승 압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전날 뉴욕증시는 물가지표 발표를 앞둔 불확실성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러 외교 관련 발언의 영향으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하지만 같은 날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4% 넘게 급등,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를 되살렸다. 이 영향은 국내 시장에도 이어졌으며, 이날 SK하이닉스가 27만 원대를 회복하고 삼성전자도 소폭 상승하며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91억 원, 113억 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있는 반면, 개인은 920억 원 규모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4,280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끄는 주체로 작용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현대차, 기아, KB금융, HD현대중공업 등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일부 종목은 하락세다.
코스닥 시장 역시 기술주 중심의 강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53포인트(0.93%) 오른 819.38을 기록 중이다. 에코프로비엠, 알테오젠, HLB 등 이차전지 및 바이오 관련 종목들이 상승을 견인하는 가운데, 일부 엔터테인먼트·화장품 주는 약세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의 물가 지표 결과에 따라 단기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만약 CPI가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경우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되면서 금융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며 증시에 추가 상승 여력을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투자자들은 변동성 장세에 대비한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