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8월 11일 미국의 소비자물가 발표와 미중 관세 협정 종료 시점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소폭 하락 마감했다. 시장은 주요 경제 지표와 지정학적 리스크를 동시에 주시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4포인트(0.10%) 하락한 3,206.77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상승 출발했지만 이후 보합권을 오가다 오후 들어 매도세가 유입되며 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는 반면 0.32% 상승한 811.85로 장을 마쳤다.
시장에는 두 가지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했다. 하나는 8월 12일 예정된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다른 하나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이른바 '관세 휴전' 종료 시점이다. 양국은 지난 5월 제네바 협상을 통해 90일간 관세를 유예하기로 합의했지만, 휴전 연장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글로벌 공급망에 민감한 투자자들은 이에 따라 위험 회피 성향을 드러냈다.
투자 주체별로는 외국인이 코스피 현물시장에서 2,202억원을 순매수해 지수 하단을 지지했으나, 코스피200선물에서는 2,114억원의 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2,160억원, 1,406억원씩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원 하락한 1,388.0원에 형성됐다.
업종별로는 증권, 운송창고, 화학 등 일부 경기민감 업종이 약세를 보인 반면, 전기전자와 기계장비 업종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서는 삼성전자가 1.11% 하락하며 지수 상승에 제약 요인이 되었고,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 조선 관련주도 부진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4.09% 상승하며 26만 원대를 회복했고, 이차전지 관련주도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 완화 기대감에 따라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30억원, 419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한 가운데, 에코프로비엠, 파마리서치, 에이비엘바이오 등 이차전지 및 바이오 관련 종목이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증권가의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눈에 띄는 강세를 보였다.
이처럼 미국의 물가 지표와 미중 무역관계가 향후 연장 여부에 따라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과 관련한 국내 세제 개편 논의도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