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8월 27일(현지시간) 오전 장초반 보합권 내 좁은 폭의 등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이날 장 마감 후 예정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의 2분기 실적 발표 결과를 기다리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5분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06% 오른 45,445.49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03% 하락한 6,464.04를 나타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09% 내린 21,524.13으로 소폭 약세를 보였다. 전체적으로 시장은 방향성을 모색하며 관망세에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참여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엔비디아는 이날 오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S&P500 지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 기업은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이라는 테마의 중심축으로 작용해 왔다. 최근 AI 산업에 대한 기대와 함께 ‘거품 부각’ 우려도 동시에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실적과 향후 전망에 대한 해석이 투자 심리를 크게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적 그 자체보다는 향후 가이던스(예상 실적치)와 그 근거에 투자자들은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엔비디아는 과거 12개 분기 중 11차례에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을 기록해 왔지만, 이 중 4차례에서는 주가가 되레 하락했던 전례가 있다. 이는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된 상태에서는 호실적에도 주가가 오르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펀드스트랫캐피털의 톰 리 리서치 총괄은 “투자자들이 높은 기대와 동시에 불안감도 안고 있다”며 “엔비디아는 여전히 세계 경제 변화의 핵심 기업으로 평가되지만, 지금이 구조적 변화의 초입인지, 이미 후반부에 접어든 것인지 시장은 가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빅테크 종목 중에서는 알파벳(구글의 모회사)을 제외하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플랫폼 등 시가총액 1조 달러 이상의 주요 기업들이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전반적으로 기술주 전반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졌다는 반증이다. 특히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1% 넘게 하락하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양상을 보였다.
한편, 개별 종목 중에서는 무선 주파수 라이선스를 AT&T에 230억 달러에 매각한 에코스타가 전날 70% 급등에 이어 이날도 13% 이상 상승했다. 이 밖에도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몽고DB와 미국 소매 업체 콜스는 각각 32%, 23%의 큰 폭 상승을 기록했다.
유럽 증시는 지역별로 엇갈리는 흐름을 보였다. 유로스톡스50과 프랑스 CAC40 지수는 소폭 상승했으나, 독일 DAX와 영국 FTSE100 지수는 약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역시 전장 급락 이후 반등세를 나타냈으며,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3.51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이처럼 시장 전반이 신중 모드에 접어든 가운데, 엔비디아의 발표가 향후 인공지능 테마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는 분기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기술주 전반의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글로벌 증시의 단기 방향성도 이날 발표 이후 보다 뚜렷하게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