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연일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적극적인 순매수 속에 반도체 대형주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지수는 장중 한때 3,450선을 넘기도 했다.
9월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42.31포인트(1.24%) 오른 3,449.62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이며, 장중에는 3,452.50까지 오르며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만, 장 마감 직전 일부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종가는 3,450선 문턱에서 멈췄다. 이날까지 지수는 11거래일 연속 상승 중이며, 이는 1984년과 2019년에 이어 역대 최장 상승 기록(13일)에 바짝 다가선 수준이다.
이번 상승세의 배경에는 미국 증시에서의 기술주 강세가 크게 작용했다.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 마감했다. 미국 대표 기술주인 알파벳은 시가총액 3조 달러를 재돌파했고, 테슬라는 최고경영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수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국내 반도체 업종 등 대형 기술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79%, 5.14% 상승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1조7,032억 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기관도 785억 원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1조7,639억 원 어치를 순매도해 수익 실현에 나섰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3,693억 원에 이르렀다. 원화 환율도 달러 대비 10.1원 하락한 1,378.9원에 마감되며 외환시장 강세를 반영했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장 초반 반등을 시도했지만, 이후 하락 전환돼 전일 대비 0.85포인트(0.10%) 내린 851.84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2,137억 원)과 기관(451억 원)이 매도 우위를 보인 가운데, 개인 투자자만 2,719억 원을 순매수했다. 일부 바이오·2차전지 종목 약세가 지수 하락에 영향을 줬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술주 중심의 글로벌 증시 강세와 국내 대기업 실적 전망 개선이 여러모로 긍정적 신호를 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국내 정책 기대가 상승 모멘텀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간에 빠르게 오른 만큼, 과도한 쏠림 현상과 이에 따른 조정 가능성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으로 강세장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과거 연속 상승 기록에서 보듯 일정 시점에서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은 국내외 거시경제 지표와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발언 등이 시장 분위기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