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9월 22일 장 초반 삼성전자 주가 급등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호조세와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는 전반적으로 강세 흐름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8.60포인트(0.54%) 오른 3,463.84에 출발한 뒤, 오전 중 3,481.96까지 오르며 종전 장중 최고치(3,467.89)를 넘어섰다. 특히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장 초반 3.14% 뛰어오르며 8만2천 원대를 회복한 것이 지수를 견인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전날 미국 증시는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감이 반영되며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장중 및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담에서 만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중 관계 개선 기대감도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환율과 외국인 수급도 시장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9원 오른 1,398.5원으로 시작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413억 원을 사들였고, 기관도 1,281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반면 개인은 2,503억 원 규모의 순매도를 보이며 차익 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반도체 업종 전반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오는 23일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러지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은 변동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최근 외국인들이 반도체 종목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투입한 만큼, 마이크론 실적에 따라 코스피의 방향성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0.14% 하락하며 대형 반도체주 가운데 희비가 엇갈렸다.
코스피와 함께 코스닥지수도 상승세를 보였다. 지수는 869.06으로 출발해 오전 중 871.43까지 오르며 0.9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1,157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시장을 끌어올렸다. 특히 알테오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으로 11.32% 급등해 지수 상승을 주도했고, 이차전지와 제약 관련 종목들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반도체 업황과 물가, 통화정책 등 글로벌 매크로 변수에 따라 당분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외국인 자금 유입이 활발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마이크론 실적과 미국 경제 지표에 따라 수급의 방향이 바뀔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