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보다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9월 21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평가를 ‘시장 평균 수준’에서 ‘매력적’으로 높여잡았다. 앞서 시장 전반의 단기 부진 가능성을 우려했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이번 의견 상향은 사이클 전환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메모리 반도체 전반에 걸친 수급의 전환점을 주요 근거로 삼고 있다.
이번 평가 상향에서 핵심적으로 언급된 품목은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함께 일반 메모리칩이다. HBM은 인공지능 서버에 주로 사용되는 고성능 메모리로, 최근 데이터 처리 수요의 증가에 따라 공급이 빠르게 부족해지고 있다. 여기에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한 일반 D램 수요도 회복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반등세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모건스탠리는 이러한 흐름이 당초 예측보다 더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모건스탠리는 개별 기업에 대한 투자 의견도 조정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기존 ‘비중 유지’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했고, 삼성전자, 일본 키옥시아, 미국 샌디스크 역시 낸드 및 D램 반도체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 기업으로 지목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HBM 관련 위험 요인은 이미 시장에 반영되어 있고, 내년 초부터는 일반 메모리 시장까지 전반적으로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상승세가 단기적인 반등에 그치지 않고 2027년 정점을 향해가는 구조적인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전망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향후 가격 상승과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D램 공급 과잉 우려가 완화되고, AI 기반 고성능 저장 장치(eSSD)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낸드 시장도 공급 부족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경기 반등이 아니라, 인공지능과 고사양 IT기기의 성장에 기반한 구조적 수요 증가의 신호일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반도체 산업은 다시금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게 됐으며, 향후 실적 호전이 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