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결렬되고 미국이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해상 교통에 대한 봉쇄에 나서면서 일제히 약세로 출발했다.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해지자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을 줄이고, 에너지 가격 급등이 세계 경기와 물가에 미칠 영향을 다시 계산하는 분위기다.
13일 오전 9시 39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7.79포인트(0.70%) 내린 47,578.78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1.54포인트(0.32%) 하락한 6,795.35, 나스닥 종합지수는 78.70포인트(0.34%) 밀린 22,824.19를 나타냈다. 미국과 이란 대표단은 11일부터 12일 새벽까지 약 21시간 동안 장시간 협상을 벌였지만 종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협상 결렬 직후 미국은 13일 오전 10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 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협상 카드로 활용해온 데 맞서, 미국이 오히려 해상 통로를 통제해 이란의 물류와 자금 흐름을 압박하려는 대응으로 해석된다. 미군은 선적국과 관계없이 모든 선박에 이 조치가 적용된다고 밝혔고, 승인 없이 봉쇄 구역에 진입하거나 이탈하는 선박은 요격이나 항로 변경 지시, 나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텔리머의 하스나인 말릭 신흥시장 전략가는 앞으로의 시나리오가 다시 넓어졌다며, 추가 협상부터 군사 충돌 재개까지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분야가 하락했다.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뛰자 연료비 부담에 민감한 항공과 크루즈 업체가 먼저 흔들렸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2.99%, 카니발은 3.72% 내렸다. 반면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바이오 기업 레볼루션 메디신스가 강세를 보였다. 이 회사는 췌장암 치료제 다라손라시브가 임상 3상에서 성과를 냈다고 발표했고, 주가는 39.92% 급등했다. 회사 측은 기존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의 생존 기간이 6.7개월이었던 반면, 다라손라시브 투여군은 13.2개월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샌디스크도 20일부터 나스닥100지수 편입이 예정됐다는 소식에 3.64% 상승했다.
유럽 증시도 같은 이유로 동반 약세를 보였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전장보다 0.89% 내린 5,873.18에 거래됐고, 프랑스 CAC40지수는 0.480%, 독일 DAX지수는 0.97%, 영국 FTSE100지수는 0.41%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크게 올랐다. 같은 시각 근월물인 2026년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7.19% 오른 배럴당 103.51달러를 기록했다. 중동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맞닿아 있어, 이 지역 긴장이 높아지면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곧바로 가격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미국과 이란이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아오는지, 아니면 제재와 군사적 긴장이 더 커지는지에 따라 증시와 유가의 변동성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