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 강세를 발판으로 급증하면서 영국을 제치고 세계 8위로 올라섰다.
블룸버그통신이 2026년 4월 28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7일 종가 기준 한국 상장기업 시가총액은 4조4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들어 45% 넘게 불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영국은 3조9천900억달러로 약 3% 증가하는 데 그쳐 한국이 순위를 앞질렀다. 불과 2024년 말만 해도 영국 증시 규모가 한국의 약 두 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1년여 사이 판도가 빠르게 바뀐 셈이다.
현재 세계 증시 시가총액 순위를 보면 미국이 75조400억달러로 압도적 1위이고, 중국 본토가 14조8천400억달러, 일본이 8조1천900억달러, 홍콩이 7조4천100억달러로 뒤를 잇고 있다. 이어 인도 4조9천700억달러, 캐나다 4조4천900억달러, 대만 4조4천800억달러가 7위권 안에 들어 있다. 대만도 지난 4월 영국을 먼저 추월했는데, 한국과 대만이 나란히 순위를 끌어올린 배경에는 반도체 업종의 비중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변화가 단순한 주가 반등이 아니라 세계 자금의 이동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대만은 티에스엠시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홍콩 소재 제이피모건애셋매니지먼트의 프란체스코 찬은 한국과 대만의 부상은 일시적 자산 배분보다 인공지능 하드웨어 분야의 지배력에 근거한 재평가라고 설명했다.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메모리 반도체의 호황, 이른바 슈퍼사이클 기대가 커지면서 두 나라가 인공지능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고, 그 결과 구조적인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영국 증시는 올해 에프티에스이 100 지수가 약 4% 올라 엠에스시아이 세계주가지수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지만, 인공지능 관련 기대를 등에 업은 한국과 대만의 상승 폭에는 크게 못 미쳤다. 영국 시장은 여전히 금융, 필수소비재, 에너지·광업 같은 전통 산업의 비중이 높아 성장 산업의 확장성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롬바르드 오디에의 패트릭 켈렌베르거는 인공지능의 성장 가능성, 세계적인 방위비 지출 확대,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흐름이 한국과 대만 증시를 유럽보다 더 강하게 밀어 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최근 순위 변화는 단순히 한 나라 증시가 다른 나라를 추월했다는 의미를 넘어, 세계 증시의 중심축이 첨단 기술과 반도체 공급망 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런 흐름이 이어지려면 반도체 업황 개선이 실제 실적으로 연결되고, 기업가치 재평가를 뒷받침할 제도 개선과 투자 환경 안정이 함께 따라줘야 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인공지능 산업 확장 속도와 글로벌 자금의 위험 선호에 따라 한국 증시의 위상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