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7,000선을 처음 넘어선 데 이어 7일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는 새 기록을 더 쓸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47.57포인트(6.45%) 오른 7,384.56에 마감해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지난 2월 25일 처음 6,000선을 돌파한 뒤 70일, 거래일 기준 47거래일 만에 7,000선을 넘어선 것이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 6,000조원을 돌파했고, 거래대금도 60조원에 육박해 투자 열기가 얼마나 강했는지를 보여줬다. 지수 급등의 중심에는 외국인 자금이 있었다. 외국인은 정규장 마감 기준 코스피에서 3조1,34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번 급등은 대외 여건이 한꺼번에 우호적으로 바뀐 영향이 컸다. 무엇보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휴전과 종전 협상 기대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보다 7.03% 하락한 배럴당 95.08달러로 마감해 다시 10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중동 긴장이 완화되면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줄어들고, 이는 물가와 금리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주식시장에는 통상 이런 변화가 위험자산 선호를 키우는 재료가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과의 합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기대를 더 키웠다.
여기에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주의 강세가 국내 증시를 한층 밀어 올렸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46%, 나스닥종합지수가 2.02% 올라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1.24% 상승했다. 특히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4.48% 뛰었다. 인텔이 정규장에서 13%가량 급등한 데 이어, 장 마감 뒤에는 에이엠디(AMD)가 1분기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시간 외 거래에서 급등하며 반도체 업종 전반의 기대를 키웠다. 이런 흐름은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로 매수세가 집중되는 배경이 됐다. 두 종목은 각각 14.41%, 10.64% 오르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다만 7일 장에서는 상승세가 이어지더라도 전날만큼의 폭발적인 오름세가 재현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날 급등으로 단기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고, 미국 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과 양자컴퓨팅 업체 아이온큐가 실적 발표 뒤 약세로 돌아선 점은 일부 기술주 투자심리를 식힐 수 있다. 암은 높은 분기 실적에도 다음 분기 이익 감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7% 넘게 하락했고, 아이온큐도 핵심 시스템 상용화 지연 소식에 7% 가까이 밀렸다. 또 8일 발표될 미국 4월 고용보고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판단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핵심 지표여서, 발표를 앞둔 경계감이 국내 증시 상단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시장은 중동 리스크 완화와 반도체 업황 기대라는 상승 재료, 그리고 단기 과열 부담과 미국 통화정책 변수라는 조정 재료를 함께 반영하며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당장은 유가 안정과 외국인 자금 유입이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고 있지만, 향후 흐름은 미국 고용지표와 금리 전망, 그리고 반도체 실적 기대가 실제 기업 가치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따라 한층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