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5일 장중 사상 처음 8,000선을 넘어섰지만 곧바로 급락으로 돌아서며 7,493.18에 마감했고, 하루 변동 폭이 8%를 넘는 이례적인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전장보다 0.82% 오른 8,046.78까지 치솟으며 새 기록을 썼다. 하지만 상승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수는 개장 약 30분 만에 하락 전환했고, 오후 한때 7,371.68까지 밀리며 낙폭이 7.64%에 달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전장보다 488.23포인트, 6.12% 내린 7,493.18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가와 저가의 차이를 평균값으로 나눈 일중 변동률은 8.76%로 집계됐다. 이는 지수가 하루 동안 얼마나 크게 흔들렸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이날 충격은 최근 상승을 이끌었던 대형 반도체주가 한꺼번에 무너지면서 더 커졌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장중 10% 안팎까지 밀리며 투매에 가까운 흐름을 나타냈고, 결국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정지해 급격한 쏠림을 진정시키는 장치다. 당초 한국거래소가 이날 오후 열 예정이었던 코스피 8,000 돌파 기념식도 급변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취소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락의 배경으로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글로벌 금리 상승 충격을 함께 꼽는다. 이달 들어 14일까지 코스피는 반도체 강세에 힘입어 20.9%나 올랐는데,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다는 부담이 누적돼 있었다는 뜻이다. 여기에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장중 4.5%를 넘어서고,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흔들렸다. 일본의 4월 물가 충격으로 일본 금리가 오른 점도 세계 채권시장 전반의 금리 상승 압력을 키웠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500원선 부근까지 다시 오른 점 역시 외국인 매도 확대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미·이란 협상 관련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위험자산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수치로 봐도 최근 한국 증시의 불안정성은 뚜렷하다. 5월 1일부터 15일까지 코스피의 일중 변동률은 일평균 4.47%로, 코로나19 충격이 세계 증시에 본격 반영됐던 2020년 3월의 4.27%를 웃돌았다. 이란 전쟁 발발 직후였던 2026년 3월의 일평균 3.7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충격이 반영됐던 2025년 4월의 1.33%와 비교해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 브이코스피는 이날 74.71로 마감했고, 장중에는 75.93까지 올랐다. 브이코스피가 지난 12일부터 4거래일 연속 70선을 웃돈 것도 이란 전쟁 초기였던 3월 상순 이후 처음이다.
결국 이날 시장은 새 기록 돌파의 흥분보다 과열 부담과 대외 변수의 파급력이 더 크다는 점을 확인했다. 단기간에 특정 업종,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에 상승 동력이 과도하게 집중됐던 만큼 당분간은 속도 조절과 종목별 차별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향후 미국 금리 흐름과 중동 정세, 환율 움직임이 진정되지 않으면 코스피는 8,000선 재도전보다 높은 변동성 관리가 더 중요한 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