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뉴욕증시는 6월 10일 발표되는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 결과에 따라 방향이 크게 갈릴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주 고용보고서를 통해 미국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시장은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쉽게 내리기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까지 다시 강하게 오르면, 그동안 멀게만 보였던 금리 인상 가능성이 현실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현재 시장의 시선은 물가가 연준의 목표인 2%에서 얼마나 더 벗어나 있는지에 집중돼 있다. 시장에서는 5월 전품목 소비자물가지수가 전월보다 0.5%,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올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이 예상된다. 최근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내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70% 수준까지 반영됐고, 인하 기대는 사실상 거의 사라졌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6월 5일 고용지표 발표 뒤 최근 흐름이 이어지면 곧 통화정책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혀 긴축 쪽 경계심을 키웠다.
물가 흐름은 하루 뒤 발표되는 5월 생산자물가지수에서도 다시 점검될 전망이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기업의 출고 단계 가격을 보여주는 지표로, 소비자물가의 선행 흐름을 짐작하게 해준다. 시장 예상치는 전월 대비 0.8% 상승이다. 특히 이 지표에 포함된 포트폴리오 운용 수수료, 항공료, 병원비 같은 항목은 연준이 더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6월 12일에는 미시간대의 6월 소비자심리지수와 기대 인플레이션 잠정치도 나온다. 소비자들이 앞으로 물가가 계속 높게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 실제 물가도 더 끈질기게 오를 수 있어, 연준으로서는 이를 가볍게 보기 어렵다.
이번 주에는 경제지표 외 변수도 적지 않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협상 진전 여부는 국제유가와 인플레이션 전망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재료다. 합의 기대가 커지면 원유 공급 불안이 완화돼 유가가 안정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물가 부담을 낮춰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갈등이 이어지면 에너지 가격을 자극해 시장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 5일 NBC 인터뷰에서 결국 이란이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해 협상 향방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6월 12일 예정된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도 이번 주 시장의 또 다른 핵심 변수다. 스페이스X는 기업공개를 통해 750억달러, 우리 돈 약 117조원을 조달할 계획이며, 기업가치는 1조7천700억달러, 약 2천760조원으로 평가된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 기준 세계 10대 기업에 들어갈 수 있는 규모다. 다만 대형 기업공개는 기대와 동시에 자금 쏠림을 낳는다. 실제로 최근 기술주 약세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스페이스X 청약과 매수를 위한 자금 이동이 거론됐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신규 상장 대형주가 나스닥100 편입 과정에서 패시브 자금까지 빨아들일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 15년간 주요 기업공개 사례를 보면 상장 후 1년 성과가 중간값 기준 9% 하락했고, 첫 12개월 동안 평균 최대 낙폭이 54%에 달할 정도로 변동성도 큰 편이었다. 이 같은 흐름은 이번 주 물가 지표가 금리 전망을 어떻게 바꾸는지, 그리고 스페이스X 상장이 시장의 유동성을 어디로 이동시키는지에 따라 향후 뉴욕증시의 단기 흐름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