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가 12일 25거래일 만에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코스피가 하루 만에 4.63% 급등해 8,000선을 다시 넘어섰다.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9.67포인트 오른 8,123.62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도 32.12포인트 상승한 1,029.05를 기록했다. 장 초반에는 매수 사이드카(급등에 따른 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 일시 정지 조치)까지 발동될 정도로 매수세가 강했다. 시장을 끌어올린 중심축은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1천181억원, 기관은 2조4천13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고, 개인은 4조3천36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에 나섰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3천670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현물과 선물을 함께 사들였다.
이번 외국인 순매수는 지난달 7일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 외국인은 전날까지 24거래일 연속 코스피 시장에서 75조5천690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거래액까지 합치면 84조6천290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24거래일 연속 순매도는 역대 네 번째로 긴 기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대규모 매도세를 한국 증시에 대한 비관으로만 보기보다 자산 배분 조정, 이른바 리밸런싱의 결과로 해석해 왔다. 코스피가 지난달 6일 7,000선을 돌파한 뒤 짧은 기간에 9,000선에 근접할 정도로 빠르게 오르자, 외국인이 수익을 일부 실현하고 글로벌 포트폴리오 안에서 한국 비중을 다시 맞추는 과정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외국인이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금액 기준 순매도 규모가 31조8천708억원에 달했고, 이어 SK하이닉스 28조9천190억원, 현대모비스 3조3천811억원, LG전자 2조6천766억원, 현대차 2조6천346억원 순이었다. 수량 기준으로도 삼성전자 매도 물량이 1억730만 주로 가장 많았고, 이 영향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11일 종가 기준 47.58%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이날 외국인은 다시 반도체와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섰다. SK하이닉스를 1조2천854억원, 삼성전자를 8천741억원 순매수했고, 두 종목 주가는 각각 2.33%, 7.86% 올랐다. 이어 삼성전기 4천44억원, 네이버 1천636억원, 삼성전자우 1천566억원, 엘에스일렉트릭 1천548억원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수 전환을 단기 반등 이상의 신호로 볼 수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반전 자체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라며 그동안의 극단적 우려 분위기가 다소 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외국인이 25거래일 만에 현물과 선물을 함께 순매수한 점을 투자심리 개선 요인으로 평가했다. 다만 외국인 자금은 환율, 글로벌 경기, 반도체 업황, 주요국 금리 전망에 따라 빠르게 움직이는 성격이 강한 만큼 하루의 매수 전환이 곧바로 추세 반전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외국인 수급이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이어지는지, 또 급등한 국내 증시가 추가 부담 없이 이를 소화할 수 있는지에 따라 방향이 갈릴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