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23일 장중과 종가 기준 모두 큰 폭으로 밀리면서 증권주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시장 전체 거래가 급격히 얼어붙자 매매를 일시적으로 제어하는 안전장치까지 연이어 작동했고, 투자심리 위축이 증권사 주가 하락으로 번진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10.71포인트, 9.99% 내린 8,203.84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오후 2시 58분 기준으로는 코스피가 739.24포인트, 8.11% 떨어진 8,375.31, 코스닥지수는 67.48포인트, 6.97% 내린 900.92를 나타냈다. 증시 전반의 낙폭이 커진 배경으로는 외국인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 물량을 쏟아낸 점이 거론된다.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대형주는 시가총액 비중이 큰 만큼, 이들 종목의 급락은 지수 전체를 빠르게 끌어내리는 경향이 있다.
증권주도 이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23일 오후 2시 58분 기준 미래에셋증권은 전장보다 7.92% 내린 4만2천450원에 거래됐고, 장중 한때 4만2천300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시각 키움증권은 3.71%, 에스케이증권은 7.37%, 현대차증권은 5.70% 하락했다. 증권주는 통상 거래대금이 늘면 수수료 수익 기대가 커질 수 있지만, 이날처럼 시장이 급락하면 투자자 이탈과 신용거래 부담 확대, 보유 자산 가치 하락 우려가 함께 커지면서 오히려 주가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 불안이 커지자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도 잇따라 발동됐다. 이날 오전에는 코스닥시장과 유가증권시장에서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 이른바 사이드카가 나왔다. 사이드카는 프로그램 매매가 시장을 한쪽으로 과도하게 밀어붙이는 상황을 막기 위해 일정 시간 해당 호가의 효력을 멈추는 장치다. 이어 오후 2시 34분께 코스피 시장에서는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도 발동됐다. 서킷 브레이커는 시장 전체가 급격히 흔들릴 때 투자자에게 숨 고를 시간을 주기 위한 대표적인 충격 완화 장치다.
결국 이날 흐름은 개별 종목보다 시장 전체 위험을 먼저 줄이려는 매도가 지배한 장세로 해석된다. 특히 외국인 매도와 대형주 급락이 맞물리면 증권주처럼 경기와 투자심리에 민감한 업종이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외국인 수급과 반도체주 반등 여부, 그리고 변동성 완화 조치 이후 투자심리가 얼마나 빠르게 회복되느냐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