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23일 급락하면서 코스피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가 20분간 멈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3분 43초부터 유가증권시장의 매매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코스피가 전일 종가보다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동안 이어지면서 시장 전반의 과도한 충격을 진정시키기 위한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한 것이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가 짧은 시간 안에 급변할 때 투자자들에게 판단 시간을 주기 위해 거래를 잠시 멈추는 제도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전체와 주식 관련 선물·옵션 거래도 함께 중단됐고, 조치는 오후 2시 53분께 해제됐다.
발동 당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36.30포인트, 8.07% 내린 8,378.25를 기록했다. 이날 지수는 개장 때만 해도 전날보다 31.01포인트, 0.34% 하락한 9,083.54로 출발했지만, 장중 낙폭이 빠르게 커졌다. 코스닥도 약세를 이어가며 같은 시각 전장보다 6.75% 내린 903.05를 나타냈다. 이는 단순한 개별 종목 조정이 아니라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급속히 얼어붙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오전에는 현물시장보다 먼저 파생상품시장에서 경고 신호가 나왔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오전 11시 40분 44초 코스피200 선물지수 급변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돼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 발동 시점의 코스피200 선물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76.06포인트, 5.12% 내린 1,407.54였다. 코스닥 시장 역시 오전 9시 6분 2초께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프로그램 매매 주문을 잠시 제한해 급격한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상황을 완화하는 장치로, 서킷브레이커보다 앞단에서 작동하는 시장 안정 장치로 볼 수 있다.
코스피 서킷브레이커가 올해 들어 발동된 것은 이번이 4번째이고, 역대로는 10번째다. 올해에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3월 4일과 9일 각각 코스피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지난 8일에도 글로벌 반도체주 조정의 영향으로 같은 조치가 내려진 바 있다. 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동시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도 지난 8일 이후 15일 만이다. 최근처럼 대외 변수와 기술주 조정이 겹치는 국면에서는 변동성 확대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어, 투자심리 회복 여부와 주요 해외 변수의 진정이 향후 시장 흐름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