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9,000선을 처음 넘어선 뒤 개인 투자자의 차입 투자 규모도 다시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증시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가 상승 기대가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결과지만,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자금이 빠르게 불어날수록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도 함께 높아지는 분위기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8조4천786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전 거래일보다 4천990억원 늘었고, 지난달 29일 기록한 종전 최고치 38조226억원도 넘어섰다. 개인 투자자들이 상승장에 올라타기 위해 레버리지, 즉 빌린 돈을 활용한 투자를 더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뜻이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9조3천977억원으로 처음 29조원을 넘어섰고, 코스닥시장도 9조809억원을 기록했다. 증시 주변 자금도 함께 늘고 있다.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 계좌에 넣어둔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129조3천534억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9천448억원 증가하며 130조원에 가까워졌다. 코스피는 지난 18일 처음 9,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19일에는 0.13% 내린 9,052.42로 마감했지만, 상징적 기준선은 지켜냈다.
증권사들도 과열 조짐을 의식해 일부 대응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일부 종목의 증거금률을 올렸고, KB증권은 17일부터 신용융자 매수 주문을 일시 제한했다. 증거금률 인상은 투자자가 같은 금액의 주식을 사더라도 자기 돈을 더 많이 넣도록 하는 조치여서 과도한 차입 투자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그럼에도 전체 신용융자 잔고가 계속 불어난 것은 최근 상승장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초단기 차입 투자 성격이 강한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2천57억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240억원 줄었지만, 반대매매 부담은 오히려 다시 커졌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결제 기한인 2거래일 안에 돈을 갚아야 하는 자금인데,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3거래일째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한다. 19일 반대매매 금액은 234억원으로 전 거래일의 141억원보다 93억원 늘었고,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1.2%에서 1.9%로 상승했다. 주가가 계속 오를 때는 빚투가 수익을 키울 수 있지만, 반대로 시장이 흔들리면 강제 매도가 한꺼번에 늘어나 하락 폭을 키울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증시가 추가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당분간 더 강화될 수 있지만, 차입 투자 확대와 반대매매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만큼 작은 조정에도 충격이 커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