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대표주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23일 장중 나란히 5% 넘게 밀리면서, 최근 강했던 반도체 주가 상승 흐름에 단기 조정 압력이 커지고 있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11시 11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5.65% 내린 275만4천원에 거래됐다. SK하이닉스는 0.72% 하락한 289만8천원으로 출발한 뒤 한때 294만3천원까지 올라 상승 전환에 성공했지만, 이후 매도세가 빠르게 늘면서 낙폭을 키웠다. 삼성전자도 같은 시각 5.23% 하락한 33만5천원에 거래됐다. 삼성전자는 34만7천500원에 출발해 장중 35만3천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SK하이닉스와 비슷한 흐름으로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급락에는 미국 증시의 엇갈린 흐름과 국내 시장의 차익실현 매물 출회가 함께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차익실현 매물은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에서 투자자들이 수익을 확정하려고 내놓는 매도 물량을 말한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29% 올랐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37%, 1.33% 내렸다. 다만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04% 상승해, 미국 반도체 업종의 흐름과 국내 대표 반도체주의 당일 주가 움직임이 다소 다르게 나타났다.
두 종목의 주가가 동시에 크게 흔들리면서 시가총액 순위 경쟁도 장중 빠르게 바뀌었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삼성전자 보통주 시가총액을 넘어섰지만, 이날 낙폭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오전 11시 11분 현재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1천962조7천823억원, 삼성전자 보통주 시가총액은 1천958조5천33억원으로 격차가 크게 줄었다. 앞서 오전 10시 58분께에는 삼성전자 보통주 시가총액이 더 많아지며 두 기업의 순위가 일시적으로 뒤바뀌는 장면도 나왔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지수와 대형 기술주 전반을 눌렀다. 이 시각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3천540억원, 기관은 9천224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3조1천850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속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7천271억원, 7천59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은 2조4천462억원을 순매수했다. 최근 반도체 업종이 국내 증시를 이끌어온 만큼,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향후에는 외국인 수급 복원 여부와 실적 기대가 주가 방향을 다시 가를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