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23일(현지시간) 장 초반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인공지능 관련 기술주에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반도체와 대형 기술기업 전반으로 낙폭이 번진 영향이다.
이날 오전 9시 33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5.52포인트(0.67%) 내린 51,367.19를 나타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4.38포인트(1.53%) 하락한 7,358.41, 나스닥종합지수는 572.09포인트(2.19%) 밀린 25,594.51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상승을 이끌었던 인공지능 수혜주가 한꺼번에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매도세의 출발점은 알파벳이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인공지능 부문의 핵심 연구 인력이 경쟁사로 잇따라 이동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전날 5% 가까이 떨어졌고, 이날도 1.18% 추가 하락했다. 이 충격은 아시아 증시로 먼저 번졌다. SK하이닉스 주가는 12% 넘게 밀렸고 코스피도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 지수 역시 3.55% 하락하며 8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마감했다. 다시 미국 시장이 개장한 뒤에는 기술주 전반이 동반 약세를 보이며 글로벌 인공지능 투자 열기에 대한 경계 심리가 확산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실적 발표를 앞둔 마이크론은 11.60% 하락했고, 샌디스크와 시게이트 테크놀로지도 각각 12.82%, 8.34% 내렸다. 인텔과 AMD도 각각 6.63%, 6.98% 떨어졌으며, 반도체 관련 종목 흐름을 보여주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04% 하락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앤드루 슬리먼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인공지능 수혜주가 최근 지나치게 많은 자금을 끌어모은 상태였다며, 이런 쏠림이 생기면 급격한 차익실현이 나오는 것은 오히려 시장에 건강한 조정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업종별로는 기술과 소재가 약세를 보인 반면, 경기 방어 성격이 강한 헬스케어와 기초소비재는 상대적으로 강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 IBM은 제이피모건이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올리면서 3.04% 상승했다. 반면 영화관 체인 AMC는 약 2억달러 규모의 보통주 9천530만주를 특정 기관투자자들에게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힌 뒤 29.71% 급락했다. 퀄컴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인프라 기업 모듈러 인수 협상 막바지라는 보도가 나온 뒤 8.43% 내렸다. 유럽 증시도 동반 약세를 보여 유로스톡스50지수는 1.15%, 영국 FTSE100지수는 0.42%, 독일 DAX지수는 1.03%, 프랑스 CAC40지수는 0.77% 각각 하락했다. 국제유가도 내림세를 보여 같은 시각 2026년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는 배럴당 73.34달러로 전장보다 0.70% 낮았다. 이 같은 흐름은 그동안 인공지능 기대감에 크게 오른 기술주가 당분간 실적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다시 점검받는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