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영향은 제한적이었고 글로벌 반도체 업종 전반의 불안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장근혁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지난 5월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뒤 6월 19일까지 개인투자자의 자금 흐름과 주가 변동을 점검했다. 분석은 출시 전 20영업일인 4월 24일부터 5월 26일까지의 수익률과 개인 순매수 흐름을 기준선으로 삼아, 출시 이후 시장 반응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품 출시 직후에는 개인 자금이 레버리지 구조를 중심으로 국내 반도체형 ETF와 코스피 지수형 ETF에서 빠져나가는 모습이 나타났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순매도가 늘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강도는 다소 약해졌다. 대신 코스닥 지수형 ETF로는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도 관찰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 상품 출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유독 크게 흔들렸다는 인식이 퍼졌지만, 보고서는 이를 단순하게 연결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실제로 단일종목 ETF 출시 이후 기간인 5월 25일부터 6월 19일까지 SK하이닉스의 일수익률 변동성을 연율화한 수치는 90%에서 101%로 상승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6%에서 75%로,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85%에서 126%로 더 큰 폭의 변동성 확대를 보였다. 이는 국내 특정 상품의 영향만이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업종 전체가 함께 흔들리는 국면이었다는 뜻이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이란 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와 글로벌 통화정책 불확실성 같은 대외 변수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상품 구조 자체가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따라가기 위해 현물과 선물 포지션을 적극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매일 장 마감 무렵 수익률 배율을 맞추기 위한 리밸런싱 거래가 발생하는데, 시장이 급하게 오르거나 내릴 때는 이런 거래가 가격 움직임을 더 키울 수 있다. 특히 순자산총액(AUM)이 커질수록 같은 폭의 주가 변동에도 리밸런싱 규모가 함께 커지기 때문에, 거래대금 대비 시장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 최근에는 주가 상승에 따라 순자산가치(NAV)가 높아지면서 별도 자금 유입이 없어도 AUM이 빠르게 불어나는 특성이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런 영향이 당장은 일부 완화된 측면도 있다고 봤다. 상품 출시 약 일주일이 지난 뒤부터는 개인투자자들이 주가가 내릴 때 순매수하고 오를 때는 매수를 줄이는 이른바 역추세추종 성향을 보이면서, 기계적인 쏠림이 다소 줄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주가 상승에 따른 NAV 증가 효과로 레버리지 ETF의 AUM이 계속 커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앞으로는 리밸런싱 거래가 시장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반도체주 강세가 이어질수록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어, 시장에서는 AUM 증가 속도와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의 실제 거래 영향을 계속 점검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 역시 특정 종목과 고위험 상품에 자금이 몰릴 때 손실 폭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위험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