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엑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 과정에서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공모주를 한 주도 받지 못한 것은 청약 수요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주문 제출 절차를 둘러싼 해석 차이로 약 11억달러, 우리 돈 약 1조7천억원 규모의 투자 의사가 실제 주문으로 접수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이 6월 30일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스페이스엑스 기업공개 대표주관사들은 지난 5월 중순 공동인수단 20여곳에 이메일을 보내 투자자 수요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미래에셋증권 쪽에서는 이 요청에 응한 내용을 자사 고객을 위한 청약 주문 제출로 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대표주관사들은 이를 정식 주문이 아니라 단순한 수요 의사 확인으로 받아들였고, 그 결과 한국 투자자들의 대규모 청약 수요가 실제 주문 장부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월가에서는 대형 기업공개 때 투자 수요 조사와 실제 주문 접수를 구분하는 관행이 비교적 엄격하게 작동한다. 보도에 따르면 정식 주문은 대표주관사가 별도 이메일을 다시 보낸 뒤인 6월에 입력됐다. 대표주관사들은 미래에셋증권이 개인투자자 배정 물량에 대해 최종 주문을 한 건도 내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고,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에는 개인 대상 공모주가 한 주도 배정되지 않았다. 해외 공모주 시장에서는 투자 의향을 밝히는 단계와 실제 배정의 근거가 되는 주문 단계가 다를 수 있는데, 이번 사안은 그 경계가 현장에서 어떻게 해석됐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셈이다.
이번 상장에서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주요 금융회사 20여곳과 함께 공동인수단에 참여했고, 당초 스페이스엑스 클래스에이 보통주 231만주를 인수할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스페이스엑스는 6월 12일 나스닥에 상장한 뒤 첫 거래일에 공모가보다 19% 오른 161.11달러에 마감했다.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857억달러, 약 133조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공모 흥행이 컸던 만큼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정 무산에 따른 실망감도 더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며,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배정 무산 전 과정을 들여다본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미래에셋증권, 금융감독원은 블룸버그 보도 내용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이번 일은 해외 대형 공모주 청약에서 단순한 수요 확인과 법적·실무적 의미를 갖는 정식 주문 사이의 차이를 얼마나 명확히 관리하느냐가 투자자 보호의 핵심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기업공개 참여 절차를 더 세밀하게 점검하고, 투자자 안내와 내부 통제 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