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두 종목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가격이 연이틀 급락했다. 반도체 대표주 반등에 베팅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빠르게 불어난 반면, 매수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아 고위험 상품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는 모습이다.
8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관련 단일종목 레버리지 14종은 이날 모두 11%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전날 12∼13%대 급락에 이어 이날도 11% 안팎으로 밀리면서 14개 상품이 전부 상장가인 2만원 아래로 내려왔다. 전날까지 유일하게 2만원을 웃돌았던 ‘코덱스 에스케이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도 11.27% 내린 1만9천635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관련 상품 가운데서는 ‘타이거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1만4천850원, ‘에이스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1만4천805원, ‘라이즈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1만4천900원, ‘키움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1만4천615원까지 밀리며 상장가 대비 최대 27% 하락했다.
이달 들어 수익률 부진은 더 두드러졌다. 7월 1일부터 8일까지 에스케이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들은 전체 ETF 수익률 하위권을 사실상 휩쓸었다. ‘키움 에스케이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는 같은 기간 -43.53%로 낙폭이 가장 컸고, ‘1큐 에스케이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는 -43.49%를 기록했다. 나머지 5개 상품도 42∼43%대 하락률을 보였다. 6월 말에 이 상품들을 샀다면 원금이 거의 반 토막 난 셈이라는 뜻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배로 따라가도록 설계돼 주가가 예상과 반대로 움직일 경우 손실도 훨씬 빠르게 커진다.
그런데도 개인 투자자는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해당 상품을 계속 순매수했다. ‘코덱스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5천638억원, ‘타이거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2천86억원 순매수됐다. 에스케이하이닉스 관련 상품은 매수 규모가 더 컸다. ‘코덱스 에스케이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1조1천92억원, ‘타이거 에스케이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4천693억원 각각 순매수됐다. 이는 주가가 급락한 뒤 반등을 기대하며 추가 매수에 나서는 이른바 저가 매수 심리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변동성이 큰 구간에서는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려는 전략이 오히려 손실 확대를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은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열린 3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에서 가계 금융자산이 특정 자산군에 과도하게 몰리거나 감내 수준을 넘는 레버리지를 활용하면 큰 손실은 물론 가계 재무건전성까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음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교육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여러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시장을 안정화할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상장폐지 주장까지 나왔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이미 투자자가 적지 않아 실제로 강제 퇴출까지 가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반도체 대표주의 주가 방향과 당국의 규제 수위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당분간 고위험 추종 상품에 대한 투자자 경계심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