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4일 국제 유가 급등과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장중 4% 넘게 밀리며 6,700대로 내려앉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14.40포인트(4.43%) 내린 6,782.49를 기록했다. 지수는 96.11포인트(1.35%) 하락한 7,000.78로 출발한 뒤 낙폭을 빠르게 키웠고, 전날 회복했던 7,000선을 하루 만에 다시 내줬다. 주가가 급하게 흔들리면서 오전 11시 23분 49초에는 코스피200 선물지수 급변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5분 동안 멈추는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당시 코스피200 선물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56.88포인트(5.04%) 내린 1,070.80이었다.
이날 시장을 끌어내린 주된 배경은 국제 유가 상승이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기업의 생산비와 물류비가 함께 뛰고, 이는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거나 긴축 부담이 다시 부각될 수 있어 주식시장에는 대체로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에너지 공급 차질 가능성이 부각됐고, 위험자산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하락폭을 키웠다. 외국인은 최근 4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했지만 이날은 1조1천995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도 7천84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조9천505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하락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서는 삼성전자(-5.19%)와 에스케이하이닉스(-5.05%)가 5% 넘게 내렸고, 에스케이스퀘어(-7.37%), 삼성전기(-6.15%), 현대차(-7.52%)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8.99%), 한화에어로스페이스(4.59%), 셀트리온(3.11%)처럼 방어적 성격이나 개별 재료가 부각된 종목은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5.28%), 아이티 서비스(-4.67%), 증권(-4.61%) 등 경기 민감 업종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제약(5.59%), 음식료·담배(1.91%), 운송·창고(1.51%)는 오름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도 같은 흐름을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같은 시각 전 거래일보다 30.46포인트(3.85%) 내린 759.82였고, 777.50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넓혔다. 개인이 3천445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천638억원, 1천79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시총 상위주 가운데 에코프로(-5.22%), 에코프로비엠(-6.26%), 레인보우로보틱스(-14.27%)는 내렸고, 알테오젠(1.63%), 에이치엘비(2.33%), 클래시스(1.13%)는 올랐다.
시장은 당분간 국제 유가 흐름과 중동 정세, 그리고 이에 따른 물가·금리 전망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질 경우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지만, 유가 상승세가 진정되면 낙폭도 일정 부분 완화될 여지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