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3조9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스위스 폴리펩타이드그룹(PolyPeptide Group) 인수와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 자금을 마련한다. 국내 설비 투자뿐 아니라 해외 생산 거점과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을 함께 확보하려는 조달 구조다.
하나증권은 31일 보고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목표주가를 205만원으로 유지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금 조달은 국내 생산설비(CAPEX) 확대를 넘어 글로벌 생산 거점 확보와 모달리티(Modality) 다각화를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8일 이사회에서 3조9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신주는 보통주 227만주이며 주당 발행 예정가는 132만2000원이다.
조달 자금 중 2조7062억원은 스위스 펩타이드 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쓰인다. 나머지 2948억원은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에 투입된다.
이번 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다. 앞선 본지 보도에서 확인된 구주주 청약 일정은 11월 9일과 10일이다.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이 주관사로 참여한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는 기존 주주에게 먼저 청약 기회를 주고, 남은 물량이 있으면 일반 투자자에게 공모하는 방식이다. 기존 주주의 청약 참여율에 따라 실권주 규모와 최종 조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하나증권은 2022년 유상증자 이후의 투자 집행 사례를 비교했다. 김 연구원은 "2022년 유상증자 때 약 1조9000억원의 시설자금을 확보한 후 제2캠퍼스 부지 매입, 4공장 완공 및 5공장 증설 계획을 모두 1년 내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이후 글로벌 상위 제약사 대부분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조달이 설비 확장과 고객 기반 확대의 재원으로 쓰였다는 평가다.
이번 투자설명서에는 올해 6공장 관련 투자 집행 계획 1000억원이 예정돼 있다고 김 연구원은 봤다. 그는 이를 근거로 연말 착공 소식과 대규모 수주 계약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실제 착공과 계약 여부는 회사의 후속 공시와 계약 발표로 확정된다.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품목을 항체 중심에서 펩타이드로 넓히는 거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서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 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CDMO는 제약사로부터 의약품 개발과 생산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사업이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이 짧게 연결된 물질로, 의약품 개발과 생산에서 활용되는 원료의약품 영역과 맞닿아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에 이어 펩타이드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전략을 제시해 왔다. 항체 중심의 대형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에 새 품목군과 해외 거점을 더하는 구조다.
주요 주주의 참여 여부도 확인 대상이다. 김 연구원은 "주요 주주인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는 2022년 유증 때에도 합계 약 2조원을 출자한 바 있으므로 이번에도 신주배정 전량에 대해 출자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전망은 하나증권 보고서의 판단이다. 실제 참여 규모는 구주주 청약과 실권주 처리 결과가 나온 뒤 확정된다.
유상증자는 회사에는 대규모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수단이지만, 기존 주주에게는 지분 희석 요인이 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번 조달이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 완료, 송도 증설, 6공장 투자 집행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후속 공시에서 확인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