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하는 공화당의 예산조정안 ‘원 빅 뷰티풀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이 미국의 저소득층에게는 불이익을, 고소득층에게는 혜택을 안겨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법안은 현재 의회를 통과 중인 상황으로, 비당파 정부 분석기관인 미 의회예산처(CBO)는 이 법안의 재정적 영향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해당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33년까지 미국 하위 10% 가구의 연간 실질 자산은 평균 4% 감소하는 반면, 상위 10% 소득자는 평균 2% 자산이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자산’은 단순한 현금뿐 아니라 푸드스탬프(SNAP)나 메디케이드(Medicaid) 등 정부로부터 받는 현물 혜택의 화폐 가치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CBO는 민주당 의원들의 요청에 따라 이 분석을 실시했으며, 결과는 소득 분포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법안의 실체를 드러낸다.
법안에는 국가 재정 지출 감축을 위한 복지 프로그램 축소와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세금 감면이 포함돼 있다. 메디케이드와 SNAP 예산이 축소될 경우 저소득층 가계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CBO의 진단이다. 반면 이런과 같은 세제 수정은 고소득층에게 세금 부담 완화라는 형태로 작용할 전망이다.
공화당은 재정 건전성을 명분으로 해당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빈곤층의 사회경제적 기반을 약화시키고 상위 계층을 중심으로 부를 집중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지 의사를 밝혀 정치적 동력을 얻은 이 법안은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제 정의와 재분배 문제를 둘러싼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분석은 정치권 내 예산 논의가 단순한 숫자 조정에 그치지 않고 국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복지 삭감과 세제 개편을 추진하는 데 있어, 그 혜택과 부담이 과연 공정하게 분배되고 있는지를 투명하게 따져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