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에서 표류하던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CLARITY 법안’이 2026년 5월 말까지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장기간 지연됐던 미국 크립토 규제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다만 상원 내 절차 지연과 업계·정치권 이해관계가 겹치며 ‘5월 처리’가 현실화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 법안은 크립토 시장의 감독 체계를 정리하고, 어떤 디지털자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 등 기본 ‘규칙’을 분명히 하자는 취지로 거론돼 왔다. 시장에서는 법안의 진전 여부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기반 상품, 스테이블코인, 거래소 규제 환경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모레노 “5월 말까지 끝낼 것”...마크업 지연이 최대 변수
버니 모레노(Bernie Moreno) 상원의원은 워싱턴DC 행사에서 “우리는 5월 말까지 이를 끝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CLARITY 법안 일정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CLARITY 법안은 한때 추진 동력을 얻는 듯했지만, 상원에서 절차가 꼬이면서 일정이 늘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은 ‘마크업(markup)’ 일정이다. 마크업은 상임위에서 법안 문구를 조정·확정하는 절차로, 이를 거치지 못하면 본회의 표결로 넘어가기 어렵다. 현재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 중 한 명이 마크업을 5월로 미루자고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법안 처리 시계가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정치 일정·은행권 반발·글로벌 경쟁…“미국 뒤처질 수 있다”
모레노 의원은 5월 ‘창’을 놓치면 크립토 규제 전반이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선거 국면과 각종 현안이 겹치는 워싱턴 정치 일정상, 한 번 타이밍을 놓치면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스테이블코인 수익(이자) 관련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잡음’이라며 강하게 선을 그었다. 여기에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재무장관은 미국이 규제 정비를 지연할 경우 혁신이 두바이·싱가포르 등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국경 간 무역에서 비트코인(BTC) 활용을 합법화하는 등 경쟁국들이 움직이는 상황에서, 미국이 제도 공백을 방치할수록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폴리마켓 확률 38%→46%…“향후 몇 주가 분수령”
규제 불확실성은 시장 심리에도 즉각 반영됐다. 예측시장 폴리마켓(Polymarket)에서 ‘CLARITY 법안이 2026년에 통과될 것’이라는 확률은 모레노 발언 이후 38%에서 46%로 상승했다. 기대감이 살아난 셈이지만, 여전히 절반을 밑도는 수치라는 점에서 지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결국 관건은 상원이 조속히 마크업 일정을 확정하고, 본회의 표결까지 이어갈 수 있느냐다. 원·달러 환율이 $1당 1,483.30원 수준에서 등락하는 가운데, 미국 크립토 규제의 ‘명확성’이 확보될지 여부는 향후 글로벌 자금 흐름과 디지털자산 산업 경쟁력 논쟁을 가르는 주요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