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클래리티(CLARITY) 법안’ 표결을 앞둔 가운데, 비트코인(BTC)과 전체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규제 변수에 흔들리고 있다. 초당적 합의가 막판에 무산되면서 법안 통과 가능성이 낮아졌고, 시장은 제도권 편입 기대와 정치 리스크를 동시에 반영하는 분위기다. 14일(현지시간) 엘리너 테렛에 따르면, 상원 일부 의원들이 새벽까지 논의를 이어갔지만 핵심 쟁점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상원은행위원회는 이날 클래리티 법안의 ‘마크업(markup)’ 절차를 진행한다. 마크업은 법안 내용을 조정하고 수정안을 검토한 뒤 본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다. 이번 법안은 미국 역사상 가장 포괄적인 디지털자산 입법으로 평가받지만, 협상은 막판에 흔들렸다. 공화당 측 핵심 협상자인 신시아 루미스 의원은 성명에서 “법안의 99%에는 합의가 있었다”며 “남은 1%가 협상을 막았다”고 밝혔다.
쟁점은 두 갈래였다. 하나는 대통령 가족의 암호화폐 이해관계와 관련한 윤리 조항이고, 다른 하나는 비수탁형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보호하는 블록체인 규제 명확성법(BRCA) 관련 문구다. 특히 민주당은 이 조항이 자금이체업자 규정 악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업계는 개발자가 이용자 자금을 보관하지 않는 한 형사 책임에서 보호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요한 점은 윤리 조항에서는 진전이 있었지만, 개발자 보호 문제에서 결국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상원 은행위원회 내 친가상자산 성향 민주당 의원 5명은 초당적 합의 없이 표결에 임하게 됐다. 이들이 법안의 대세에 힘을 실을지, 혹은 미해결 쟁점을 이유로 반대할지가 이날 표결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최근 급락 이후 약 2조6200억달러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2조6500억~2조7500억달러 저항 구간을 아직 확실히 돌파하지 못했다. 200주 이동평균선을 다시 웃돌며 장기 흐름은 유지되고 있으나, 단기 추세선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결국 이번 표결은 클래리티 법안의 향방뿐 아니라 가상자산 시장이 규제 불확실성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법안이 진전되면 시장에는 제도권 기대가 다시 살아날 수 있지만, 표결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불확실성은 더 길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