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Gemini)와 맺은 500만달러 합의를 법원에서 뒤집어 달라고 요청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제기된 제소가 ‘신뢰도 낮은 내부고발자 진술’에 기대고 있었다며, 애초에 사건이 제기됐어야 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13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CFTC는 수요일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미니와 함께 합의 취소를 위한 공동 신청서를 냈다. CFTC는 2025년 1월 제미니가 비트코인 선물 계약과 관련해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했다며 500만달러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제미니는 바이든 행정부 말기 이 합의에 따랐다.
‘현재 기준이면 제소 없었다’…트럼프 행정부 기조 반영
CFTC는 이번 신청서에서 내부 검토 결과 “‘해당 불만 사항은 제기되지 말았어야 했고, 현재의 집행 기준 아래서는 제기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문제의 제소는 신뢰성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진 내부고발자 진술에 크게 의존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규제 기조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C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여러 가상자산 소송과 조사를 잇따라 철회하고 있다. 제미니 공동창업자인 타일러 윙클보스와 카메론 윙클보스는 2024년 트럼프 대통령 선거캠프에 각각 100만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벌금 환급은 불투명…제미니에 남은 의무도 종료 추진
CFTC의 이번 신청은 제미니에 부과된 남은 의무까지 없애려는 취지다. 여기에는 CFTC에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진술을 하지 못하도록 한 금지명령도 포함된다. CFTC는 “남은 조항, 특히 금지명령을 앞으로도 적용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이미 납부한 500만달러 벌금을 돌려줄지는 명확하지 않다. 사건은 제미니가 2022년 비트코인 선물 계약 심사 과정에서 거래량과 유동성을 부풀렸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CFTC는 당시 내부고발자의 주장을 토대로 제미니가 거래 활동과 수요를 왜곡했다고 봤지만, 이번에는 그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내부고발자 진술 신빙성 흔들려…규제·사법 공조 약화 신호
CFTC는 이번 문서에서 해당 내부고발자 주장이 제미니의 전 최고운영책임자와 그 부하직원의 진술에 기반했으며, 이 인물이 윙클보스 형제에게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또 핵심 사실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알려진 인물이라고도 적시했다.
아울러 제미니가 피해자였다는 취지의 주장도 내놨다. 두 고객이 ‘우대 수수료 구조’를 악용해 조직적 리베이트 사기를 벌였고, 이들이 제미니를 통해 750만달러를 편취했다고 인정했지만 당시 경영진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CFTC 요청은 트럼프 대통령 체제 아래 가상자산 규제기관의 태도 변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제기된 주요 사건들이 재검토되면서, 제미니를 비롯한 업계 전반의 규제 불확실성도 다시 흔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