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을 통해 암호화폐 규제 체계를 구체화하는 동시에 국가 안보와 외국 적대국 리스크까지 본격적으로 겨냥하고 나섰다.
이번 법안은 암호화폐 산업의 감독 권한을 명확히 나누면서도, 자금세탁과 제재 회피 등 글로벌 금융 범죄 가능성에 대한 통제 장치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SEC·CFTC 역할 구분…‘탈중앙화 인증’ 도입
클래리티 법안은 디지털 자산을 ‘투자계약’과 ‘디지털 상품’으로 구분해 감독 체계를 이원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증권 성격이 강한 자산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관할하고, 충분히 탈중앙화된 네트워크 기반 자산은 상품으로 분류해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감독하도록 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탈중앙화 인증(성숙도 인증)’ 제도다. 발행자가 일정 기준 이상의 분산 구조를 입증하면, 해당 자산은 SEC 규제 대신 CFTC 관할의 디지털 상품으로 간주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은 ‘반증 가능 추정’ 구조로 설계돼,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 재판단이 가능하다.
자금세탁·제재 규정은 유지…안보 리스크도 포함
법안은 규제 완화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기존 자금세탁방지(AML) 체계와 은행비밀보호법(BSA), 재무부 및 금융범죄단속망(FinCEN)의 권한은 그대로 유지된다.
또한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 ‘외국 적대국’과 연계된 디지털 자산 활동에 대한 연구를 의무화했다. 특히 거래 중개업체를 통한 데이터 수집, 기술 유출 가능성 등 안보 위험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디지털 자산이 단순 금융 상품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인프라로 간주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엘리자베스 워런 “범죄 자금 흐름 더 쉬워질 것”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상원의원은 법안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미 테러리스트와 범죄자들이 막대한 자금을 세탁하고 국경을 넘어 이동시키는 것이 너무 쉬운 상황”이라며 “글로벌 불법 금융 기준을 약화시키면 제재 회피와 자금세탁, 테러 자금 조달이 더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약한 규제가 국제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경고했다.
스테이블코인·거래소 규제도 포함
이번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 전반의 규제 체계도 함께 다룬다.
특히 미국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준비금 투명성과 발행 구조 덕분에 규제 준수 측면에서 구조적 우위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USDC와 같은 자산이 대표적 사례다.
반면 고위험 국가와 연관된 프로젝트나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기관 투자자들의 경계가 이미 형성된 상태다. 이는 기존 OFAC 제재와 AML 규정의 영향으로, 법안 이전부터 시장에 반영된 흐름이다.
시장 영향은 제한적…“아직 가격 변화 근거 부족”
일각에서는 해당 법안이 특정 국가 인프라와 연결된 암호화폐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아직 법안 통과 이전 단계에서 뚜렷한 가격 차별화나 유동성 변화가 관측되지는 않았다. 가격 형성은 여전히 거래소 환경, 유동성, 거시 변수 등 복합 요인에 의해 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원 본회의 표결 앞둬…규제 전환점 될까
클래리티 법안은 상원 은행위원회를 15대 9로 통과하며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이번 입법은 암호화폐 시장에 ‘규제 명확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국가 안보와 금융 질서 유지라는 두 축을 동시에 강화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향후 통과 여부에 따라 글로벌 디지털 자산 규제 방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시장 해석
미국 상원의 CLARITY Act는 디지털 자산을 증권(SEC)과 상품(CFTC)으로 명확히 구분해 규제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시도다. 특히 탈중앙화 수준에 따라 규제 기관이 달라지는 구조가 핵심이며, 이는 산업에 제도적 방향성을 제공한다.
💡 전략 포인트
투자자는 자산의 ‘탈중앙화 수준’이 향후 규제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AML·제재 규정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규제 완화 기대만으로 접근하기보다, 규제 적합성과 기관 자금 유입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 용어정리
탈중앙화 인증: 네트워크 분산 정도를 기준으로 자산을 상품으로 인정하는 제도
SEC: 증권형 자산을 감독하는 미국 기관
CFTC: 상품 및 파생상품 시장을 감독하는 기관
AML/BSA: 자금세탁 방지 및 금융 투명성 확보를 위한 규정
FinCEN: 금융 범죄 추적 및 단속을 담당하는 미국 재무부 산하 조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