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당국이 메신저 ‘텔레그램’을 상대로 테러 관련 콘텐츠 미삭제 문제를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2019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총격 영상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호주 온라인안전위원회는 텔레그램이 ‘온라인 안전법’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최대 3800만달러(약 544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플랫폼 책임을 둘러싼 규제 압박이 한층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크라이스트처치 테러 영상 포함…“중대한 극단주의 콘텐츠”
호주 안전위원회 위원장 줄리 인먼-그랜트는 이번 소송이 “최근 가장 악명 높은 극단주의 폭력 행위와 연관된 콘텐츠”를 다룬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2019년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총격 사건과 미국 버펄로 총격 사건 관련 자료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크라이스트처치 사건은 51명이 사망한 대형 참사로, 당시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플랫폼 규제 필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텔레그램 “사실 아냐…법정서 대응”
텔레그램 측은 해당 주장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회사 대변인은 “이러한 주장을 거부하며 법정에서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2026년 한 해 동안 수천 개의 극단주의 커뮤니티를 차단하는 등 반테러 대응을 강화해 왔다고 강조했다. 텔레그램은 암호화폐 커뮤니티, 거래 그룹, 블록체인 기반 미니앱 등이 활발히 운영되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규제 당국의 감시를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러시아·프랑스에서도 압박…두로프 사법 리스크 확대
이번 사안은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를 둘러싼 국제적 압박과도 맞물려 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최근 텔레그램이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모집 활동에 이용됐다며 두로프를 수배 명단에 올렸다.
앞서 두로프는 2024년 프랑스에서도 플랫폼 내 범죄 콘텐츠 관리 실패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현재는 석방됐지만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 그는 아랍에미리트와 프랑스 이중 국적을 보유하고 두바이에 거주 중이다.
플랫폼 책임 논쟁 재점화…시장 영향 주목
텔레그램을 둘러싼 이번 소송은 단순한 법적 분쟁을 넘어 글로벌 플랫폼의 콘텐츠 관리 책임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암호화폐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한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규제 강화가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각국 정부가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텔레그램 사례는 향후 유사 서비스 전반에 대한 규제 기준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