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성장률 반등 이후 정부 정책의 무게중심을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로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3%, 내년 전망치를 2.9%로 제시한 뒤 나온 정책 전환 주문이다.
김 실장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렵게 만들어낸 성장의 힘을 바탕으로 이제 국정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며 “성장의 힘을 국민의 삶과 기회로 연결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고 연합인포맥스는 전했다. 성장 자체보다 주거, 고용, 교육, 산업 전환 등 생활 현장으로 성과를 넓혀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 상향을 경제 회복 흐름의 근거로 들었다. 한국은행은 27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반도체 수출과 투자 증가, 소비 회복 확대를 근거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3%, 2.9%로 제시했다.
김 실장의 문제의식은 회복 지표와 체감 경기 사이의 간극에 있다. 그는 “나라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소식에도 선뜻 마음을 놓기 어려운 국민이 많다”며 “경제의 숫자가 회복되는 속도만큼 국민의 삶이 빠르게 나아지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주가 흐름, 부동산 시장 불안, 생활물가 부담도 함께 언급했다. 김 실장은 “성장의 힘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이번 성장의 이야기도 아직 반쪽에 그친다”고 했다.
거시 지표 개선이 민생 부담 완화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성장률이 높아져도 주거비와 물가, 고용 기회가 함께 개선되지 않으면 국민이 느끼는 회복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정책 전환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중심 성장 전략이 있다. 김 실장은 앞서 반도체와 인공지능 산업에서 축적한 자본과 기술을 차세대 산업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글에서는 산업 도약의 성과가 국민 개인의 재도약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더 분명히 했다. AI와 반도체 중심 성장 전략이 경제 회복의 동력이 됐다면, 다음 단계는 그 성과를 생활 영역으로 확산하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3대 메가 프로젝트가 대한민국 산업의 대도약을 위한 투자였다면 이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재도약을 위한 투자도 함께 시작해야 한다”며 “산업의 대도약과 국민의 재도약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 과제로는 주거 부담 완화, 일자리 기회 확대, 산업 전환 과정의 소득 지원, AI 시대 교육·훈련 기회 확대를 들었다. 청년과 소상공인을 위한 창업 사다리 확대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회복의 온기가 국민의 삶에도 충분히 닿고 있는가. 아직 그렇다고 자신 있게 답하기는 어렵다”며 “‘내 삶은 언제 나아지는가’라는 질문을 하는 국민이 많다면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성장률 반등 이후 정책의 다음 과제가 체감 성장에 있음을 강조한 발언이다. 정부의 성장 전략이 산업 경쟁력 강화에서 국민 생활과 기회 확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가 앞으로의 쟁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