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2025년 발생한 잠재 과세형 암호화폐 활동이 94억달러(약 12조6000억원)로 추산됐다. 이는 미신고 세금이나 실제 납부세액이 아니라 온체인에서 포착된 과세 가능 활동 규모다.
체이널리시스는 8월 26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프랑스의 잠재 과세형 암호화폐 활동을 결제 52억달러(약 7조원), 양도차익 25억달러(약 3조4000억원), 채굴·스테이킹·대출 등 소득 17억달러(약 2조3000억원)로 나눠 제시했다. 전 세계 규모는 4570억달러(약 615조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본지도 앞서 전 세계 온체인 과세 가능 활동이 4570억달러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체이널리시스는 해당 수치가 보수적인 온체인 추정치라고 밝혔다. 중앙화거래소 내부에서 이뤄지는 거래와 수익은 블록체인에 나타나지 않아 실제 경제활동을 과소추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프랑스의 94억달러를 곧바로 미신고 세금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실제 과세액을 계산하려면 거래별 취득원가와 처분 내역, 납세자의 세법상 지위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프랑스의 개인 암호화폐 과세 기준은 비교적 명확하다. 프랑스 경제·재정 당국은 개인이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처분해 실현한 차익에 30%의 단일정률세를 적용한다고 안내하고 있으며, 연간 거래금액이 305유로 미만이면 해당 차익을 과세하지 않는다.
FinanceFeeds는 프랑스 납세자 2만4000명이 2024년 소득연도에 3억6800만유로의 암호화폐 차익을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프랑스 세무당국의 공개 원문은 이번 확인에서 직접 대조되지 않아 신고율이나 미신고율을 산출하는 근거로 쓰기는 어렵다.
유럽연합의 DAC8은 암호화폐 서비스 제공자가 EU 거주자의 보고 대상 거래 정보를 수집하도록 하는 세무 협력 제도다. 2026년 1월 1일부터 적용됐으며, 2026년 거래 자료의 첫 국가 간 정보 교환 기한은 2027년 9월 30일이다.
프랑스는 DAC8과 암호화폐 자산 보고 체계인 CARF의 국내 이행을 위해 관련 세법 조항과 2025년 12월 공포된 시행령을 안내하고 있다. 암호화폐 사업자에 대한 규제 체계인 미카(MiCA)의 프랑스 전환기간도 2026년 7월 1일 종료됐다.
DAC8은 거래소와 중개업체를 통한 거래 정보를 국가 간에 자동 교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거래소 계정과 납세자 정보를 연결하기 쉬운 활동부터 세무당국의 파악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탈중앙화거래소, 개인 간 전송, 개인 지갑, 해외 플랫폼, 과거 거래는 제도만으로 포착하기 어렵다. 체이널리시스는 CARF가 전체 온체인 과세형 활동 가운데 실질적으로 포착하는 비중을 14%로 추산했다.
체이널리시스는 DAC8과 CARF를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하면서도 블록체인 분석을 함께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거래소가 제출하는 신고 자료와 공개 블록체인 기록을 결합해야 제도 밖 활동을 보완할 수 있다는 취지다.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규제 강화와 개인정보 보호가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세무당국은 신고 누락을 가려낼 수 있는 자료가 늘어나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개인 지갑과 거래 내역이 여러 기관에 공유되는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프랑스 국세청은 2026년 시스템에 대한 불법 접근과 데이터 도난 사실을 공지했고, 프랑스 사이버보안 기관은 암호화폐 자산 업계의 데이터 유출 위험을 경고했다. 세무 투명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수집된 거래 정보의 보안과 보관 방식이 별도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수치가 한국 시장에 직접 세금을 부과한다는 의미는 없다. 다만 온체인 활동 규모와 실제 과세 대상, 신고된 세액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내 가상자산 과세 논의에도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프랑스의 과제는 94억달러 전부에 세금을 매기는 데 있지 않다. 온체인 활동, 거래소 신고자료, 납세자의 취득원가를 연결해 실제 과세 대상과 신고 누락을 구분하는 것이 핵심이다.
DAC8에 따른 2026년 거래 자료의 첫 국가 간 정보 교환은 2027년 9월 30일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개인 지갑과 탈중앙화 거래를 어디까지 보완할지는 이후 제도 운용 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