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벤처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WLF)이 자사 거버넌스 토큰 ‘WLFI’를 기반으로 한 공기업 설립을 위해 15억달러(약 2조원) 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 법인은 토큰과 자산을 직접 보유하며 거래소 상장 등 제도권 진입을 목표로 한다.
월드 리버티는 WLFI와 USD1 스테이블코인을 핵심 축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WLFI는 원래 비이동성 거버넌스 토큰이었으나 최근 보유자 투표를 거쳐 자유 거래가 가능한 형태로 전환됐다. 지금까지 진행된 토큰 판매로 약 5억5천만달러를 확보했으며, 회사 가치는 약 15억달러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 회사가 추진하는 ‘토큰 법인’은 마이크로스트레티지(MicroStrategy)의 비트코인 보유 전략과 유사한 방식으로, 토큰 수요와 가격이 회사 수익에 직결되는 구조다. 그러나 토큰 공급자와 집행자가 동일하다는 점, 시세 변동성과 시장 충격 노출 가능성 등 구조적 리스크도 존재한다.
지분 구조 역시 정치·금융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트럼프 일가는 WLF 지분 60%와 토큰 판매 수익의 75%를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아부다비 국부펀드를 포함한 중동·중국계 자금이 유입되며, 일부 투자금은 USD1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바이낸스에 20억달러 투자에 사용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획을 디지털 자산과 정치·금융이 결합한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 WLFI 토큰의 공개 거래, 법인 상장 여부, 그리고 규제 대응 과정이 향후 프로젝트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수용성을 판가름할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