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은행(BOE)의 총재 앤드루 베일리(Andrew Bailey)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보다 엄격한 규제와 보험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그에 따르면 사이버 공격이나 내부 운영 리스크에 대비해 보험 체계를 갖춘 스테이블코인만이 금융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히며, 향후 중앙은행이 관련 논의자료를 발표할 계획임을 덧붙였다.
베일리 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은 무위험 자산에 의해 뒷받침돼야 하며, 단순히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만 교환되는 형태가 아닌 기존 화폐와 자유롭게 호환 가능한 구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보다 포괄적인 금융인프라 역할을 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요건으로 풀이된다.
중앙은행 인사 다수가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반면, 베일리 총재는 이들의 혁신 촉진 가능성을 인정하며 무조건적인 반대는 옳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은행 안에서 예금과 대출이 반드시 함께 존재해야 할 필요는 없다”며, 향후 은행과 스테이블코인 발행자, 비은행 대출기관이 공존할 수 있는 시스템도 충분히 상상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신용 창출과 관련한 우려는 여전히 강하게 표명하고 있다. 지난 7월 베일리 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상업 은행의 통화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자산이라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대출 확대 및 금융시스템 불안정성을 신중히 다루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잉글랜드은행은 조만간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관련해 보다 구체적인 공개 토론 문서를 내놓고, 시장 참여자들의 피드백을 수렴할 계획이다. 베일리 총재의 이번 제언은 디지털 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 논의에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