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엔지니어링 환경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급변하는 AI 중심의 업무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유연하고 개방적인 아키텍처를 채택하는 추세다. 이런 전략적 전환의 중심에 선 기업 중 하나가 스노우플레이크(SNOW)다.
지난주 열린 ‘스노우플레이크 서밋 2025’에서 발표된 이 회사의 변화는 기존의 폐쇄형 플랫폼에서 벗어나, 컴퓨트 환경을 분리하고 메타데이터 계층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 저장소와 컴퓨트 리소스를 분리하는 방식은 비용 효율성과 운영 통제 면에서 큰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엔지니어들이 다양한 언어를 보다 자유롭게 활용하고, 온프레미스 및 외부 클라우드 자산을 유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 큐브 리서치(theCUBE Research)의 수석 애널리스트 데이브 벨란테(Dave Vellante)는 "더 이상 폐쇄형 데이터 환경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스노우플레이크는 단순한 인프라 제공자 이상의 역할, 즉 에이전틱 플랫폼 자체로 진화할지 여부를 갈림길에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벨란테는 스노우플레이크가 기존 주도권을 유지하려면 개방성과 고유한 사용자 경험을 동시에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서밋에서 공개된 또 다른 핵심 변화는 가격 정책이다. 스노우플레이크는 기존의 하드웨어 묶음 방식에서 탈피해, 서버리스 기능 혹은 BYOC(Bring Your Own Compute)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비용 구조에 민감한 워크로드를 위한 선택지가 다양화되면서, 타 벤더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벨란테는 "하드웨어 마진 없이도 경쟁 가능한 구조를 완성했다"며 "이는 과거의 단점이었던 번들 방식의 한계를 보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데이터 계보(graph lineage) 기술도 스노우플레이크 전략의 핵심 축이다. 데이터 엔지니어링 파이프라인에서 생성되는 메타데이터 계보는 분석 정확도와 거버넌스의 기반이 된다. 이에 대해 조지 길버트(George Gilbert) 수석 연구원은 "계보 그래프는 운영 메타데이터가 매달리는 중추"라며 “이는 곧 기업 카탈로그의 근간이자 플랫폼 차별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스노우플레이크는 아이스버그(Iceberg), 폴라리스(Polaris)와 같은 오픈 테이블 형식을 지원하며, 내부와 외부 데이터를 아우를 수 있는 범용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외부 테이블과도 통합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독립 엔진 경쟁에서도 불리하지 않은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기술 진화가 경쟁사인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등과의 주도권 경쟁에서 스노우플레이크가 우위를 점하거나 적어도 위상을 지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벨란테는 “더 이상 데이터 소유 여부가 스노우플레이크 워크로드의 전제 조건이 아니다”라며 “외부 테이블까지 소화할 수 있는 엔진 구조 덕분에,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워크로드와 데이터가 수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스노우플레이크의 매출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AI 시대를 맞이해 디지털 트윈, 실시간 대응 시스템 등 새로운 기술 트렌드가 부상하는 상황에서 근간이 되는 데이터 엔지니어링 플랫폼의 경쟁력은 그 자체로 기업 전략의 핵심이 됐다. 스노우플레이크의 움직임은 단순한 기술 전환이 아니라, 시장 헤게모니를 겨루는 또 하나의 전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