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계약 검토 솔루션을 제공하는 리걸온 테크놀로지스(LegalOn Technologies)가 5천만 달러(약 720억 원) 규모의 시리즈 E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며 글로벌 확장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번 투자금은 제품 개발과 시장 확대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2017년 일본에서 창립된 리걸온은 기업 내 계약 시스템의 비효율을 해결하겠다는 목표로 시작됐다. 초기에는 '리걸포스'라는 이름으로 일본 시장에서 AI 계약 검토 도구를 제공하며 빠르게 입지를 다졌고, 2022년 미국 진출과 함께 글로벌 브랜드 '리걸온'으로 재정비했다.
리걸온의 핵심 제품인 ‘리뷰(Review)’는 AI를 활용해 계약서 내 법적 리스크를 식별하고, 각 기업의 내부 기준과 변호사들이 구축한 플레이북에 따라 정밀한 수정안을 자동 생성한다. 이를 통해 계약 검토 시간이 최대 85% 단축되었으며, 법적 일관성과 품질 또한 유지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초 리걸온은 기업별 내부 가이드라인을 AI에 반영하도록 설계된 ‘마이 플레이북(My Playbooks)’ 기능도 선보였다. 이 도구는 기업별 선호 표현, 대체 문구 등을 규정해 AI 검토에 반영할 수 있어, 맞춤형 계약 검토 자동화를 실현했다. 현재 리걸온은 50개 이상의 전문가 플레이북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리걸온은 2025년 7월 중순, 계약 검토를 넘어 ‘사건 관리(matter management)’ 기능도 신규 도입했다. 이 기능을 통해 이메일, 슬랙, 웹 양식 등을 통한 법무 요청 수신부터 업무 배정, 진행 상황 추적, 감사 추적 체계까지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번 시리즈 E 라운드는 골드만삭스 얼터너티브 인베스트먼트(Goldman Sachs Alternatives)가 주도했으며, 월드 이노베이션 랩, 모리하마다 마쓰모토 법률사무소, 미즈호은행, 일본정책금융공사 등이 참여했다.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성장주 투자 총괄 스테파니 후이(Stephanie Hui)는 “리걸온은 고도화된 AI와 법률 전문성을 융합해 계약 프로세스를 재정의하고 있으며, 글로벌 법무 조직의 전략적 전환을 주도할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리걸온은 투자 발표와 함께 오픈AI와의 신규 협력도 공개했다. 양측은 챗GPT 엔터프라이즈 및 API를 리걸온의 법률 특화 데이터와 결합해, 더 지능적이고 신속한 AI 제품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를 단행했다. 이로써 리걸온은 최신 AI 기술을 조기에 제품에 통합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법무 기술 시장이 AI의 진보와 함께 급격히 성장하는 가운데, 리걸온이 제공하는 ‘리걸 AI’ 도구군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조직별 맞춤화와 업무 방식의 근본적 전환까지 선도하는 위치에 올라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대규모 투자와 기술 제휴를 통해 글로벌 법무 부서의 디지털 전환 흐름에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