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팅 선도 기업인 디웨이브가 인공지능(AI) 훈련에 양자 컴퓨터를 접목할 수 있는 오픈소스 툴킷을 공개했다. 이 툴킷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개발자들이 딥러닝 학습 프레임워크인 파이토치(PyTorch)와 디웨이브의 양자 프로세서를 결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양자 컴퓨팅과 AI의 융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번 툴킷은 AI 모델 훈련 시간과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주목된다.
디웨이브가 새롭게 선보인 퀀텀 AI 툴킷은 제한 볼츠만 머신(RBM, Restricted Boltzmann Machine)으로 알려진 머신러닝 모델에 최적화되어 있다. RBM은 이미지 생성, 패턴 분석, 신약 개발 등 생성형 AI 응용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방식이다. 다만, 기존 컴퓨팅으로는 대규모 데이터셋을 학습하는 데 막대한 시간과 자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상용화에는 제약이 많았다. 디웨이브는 자사의 소위 ‘어닐링 기반’ 양자 기술을 파이토치와 직접 연동함으로써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디웨이브 CTO 트레버 랜팅(Trevor Lanting) 박사는 "이번 툴킷과 데모는 머신러닝 아키텍처에 우리 양자 프로세서를 통합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며 기술적 가치에 무게를 실었다. 실제로 디웨이브는 툴킷과 함께 손글씨 숫자를 생성하는 간단한 데모 프로그램도 공개했다. 이 데모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양자-고전적 머신러닝을 통해 AI 모델을 훈련하고, 해당 모델이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이미 글로벌 프로젝트를 통해 성과를 보이고 있다. 디웨이브는 지난 4월 일본담배(Japan Tobacco)의 제약 자회사와 공동으로 AI 기반 신약 개발 모델을 개발했으며, 고전적 방법을 능가하는 학습 효율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독일 율리히 초고속컴퓨팅센터(Jülich Supercomputing Centre)와는 단백질-DNA 결합 예측을 위한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디웨이브의 양자 기술을 도입하고 있으며, 캐나다 입자 가속기 센터 TRIUMF는 고에너지 입자 충돌을 양자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하는 연구 결과를 과학지에 발표했다.
이번에 출시된 툴킷은 디웨이브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스위트인 오션(Ocean)의 일환으로, 깃허브(GitHub)를 통해 소스 코드와 SDK가 공개되었다. 디웨이브는 이 툴킷과 함께 ‘Quantum LaunchPad’라는 연구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하며, 기업 및 연구기관이 하이브리드 양자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3개월간의 사용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양자 컴퓨팅과 AI의 결합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기존 고전 컴퓨터가 가지는 연산 한계를 넘어서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번 디웨이브의 오픈소스 툴킷은 이 같은 전환기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