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OpenAI)가 최근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다시금 인공지능 업계의 중심에 섰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라운드에서 오픈AI는 약 83억 달러(약 11조 9,000억 원)를 확보했고, 전체 유치 규모는 최대 400억 달러(약 57조 6,0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 이번 거래는 드래고니어(Dragoneer)가 주도했으며, 티로 프라이스(T. Rowe Price), 블랙스톤, 세쿼이아 캐피털, 타이거 글로벌 등의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투자가 조기 마무리되며 기존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배정 규모보다 적은 지분을 받게 됐다는 점은 특히 눈에 띈다. 시장의 높은 수요 탓에 이번 라운드는 '초과청약(oversubscribed)' 상태였으며, 신규 투자자 유치에 초점을 맞춘 결과로 풀이된다.
오픈AI의 학습 기반 언어모델 ‘챗GPT’의 성장세는 이번 투자를 견인한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오픈AI의 연간 반복매출(ARR)은 현재 130억 달러(약 18조 7,000억 원)를 넘어섰다. 또한 500만 기업 고객과 주간 기준 7억 명의 활성 사용자를 확보했을 만큼 플랫폼 활용도가 급상승한 점도 뒷받침됐다.
국가 단위로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오픈AI 포 컨트리즈(OpenAI for Countries)’ 프로젝트도 투자자 관심을 끌었다. 지난 5월 론칭된 이 프로그램은 노르웨이와 아랍에미리트(UAE)에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계획을 포함한다. 실제로 오픈AI는 최근 노르웨이에 23만 킬로와트급의 데이터센터를 조성할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만도 엔비디아 GPU 10만 대가 투입될 예정이며, 2026년 말까지 완공을 목표하고 있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최대 300억 달러(약 43조 2,000억 원)의 자금을 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오픈AI가 연내 목표인 구조 개편을 완료할 경우에만 확정된다. 현재 오픈AI는 비영리 조직 산하에 수익사업 부문을 두는 구조지만, 해당 수익 부문을 '공익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소프트뱅크는 단순한 투자자를 넘어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도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오픈AI가 전 세계에 걸쳐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이니셔티브로, 최대 5억 달러(약 7,200억 원)의 투자가 예상된다. 스타게이트 상표는 현재 소프트뱅크가 보유 중이며, 재생에너지 부문 계열사인 SB 에너지가 에너지 공급 파트로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오픈AI의 라이벌인 앤스로픽(Anthropic) 역시 신규 투자 유치에 나섰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5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모색 중이며, 기업가치가 1,700억 달러(약 245조 원)로 평가될 전망이다. 주요 투자자로는 아이코닉 캐피털이 물망에 올랐으며, 단독으로 10억 달러를 투자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앤스로픽의 연간 매출은 지난 6월 초 40억 달러에서 한 달 만에 50억 달러로 가파르게 상승했고, 2026년까지 9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오픈AI와 앤스로픽 모두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AI 스타트업 투자가 또 한 번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