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스타트업 누로(Nuro)가 상업화 추진을 위한 자금 확보에 성공했다. 엔비디아(NVDA), 우버(UBER)를 비롯한 주요 투자자들이 참여해 총 9,700만 달러(약 1,400억 원)를 추가로 투자하며 누로의 기업 가치는 60억 달러(약 8조 6,400억 원)로 평가됐다.
이번 투자는 지난 4월 발표된 1억 6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E 라운드의 연장선으로, 참여한 기관으로는 베일리 기포드 등 글로벌 투자사들도 포함됐다. 이로써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본사를 둔 누로는 자사 기술 상용화 계획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누로의 핵심 기술은 '누로 드라이버(Nuro Driver)'로 불린다. 이는 차량에 탑재 가능한 하드웨어 모듈 형태로, 주행 중 수집되는 데이터를 토대로 차량 스스로 주행 판단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누로 드라이버는 엔비디아의 AGX 토르(Thor) 차량용 칩을 중심으로 구현되며, 이 칩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카드, 센서 분석 전용 모듈이 통합된 고성능 시스템이다. 여기에 라이다(Lidar), 레이더, 카메라 등 총 30여 개 센서를 결합함으로써 정밀한 인지 능력을 갖췄다. 내비게이션을 위해 사전 제작된 지도 데이터를 사용하며, 주행 중 감지되는 도로 상황 변화 역시 실시간으로 반영되어 업데이트된다.
또한 누로는 자율주행차가 수집한 데이터를 자사 클라우드 기반 시뮬레이션 플랫폼에서 활용, 실제 도로 주행 환경을 가상으로 재현해 AI 모델을 훈련시킨다.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안정성과 신뢰성을 지속 확보하고 있다.
이번 투자 배경에는 우버와 누로의 전략적 협력도 한몫했다. 우버는 최근 루시드(Lucid)와의 제휴를 통해 자사 앱에서 운영할 2만 대 규모의 무인 택시 도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차량은 루시드가 제조하며, 누로 드라이버가 사전 장착된다. 우버는 이 프로젝트 일환으로 루시드에 3억 달러(약 4,320억 원)를 투자했고, 추가적으로 누로에도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로 공동창업자이자 사장인 데이브 퍼거슨(Dave Ferguson)은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글로벌 자율주행 상용화에 집중하면서 더 많은 상업적 파트너십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첫 자율주행 차량은 내년에 미국 주요 도시에서 출시될 예정이며, 사용되는 차량은 루시드의 전기 SUV '그래비티(Gravity)'로, 1회 충전 시 최대 450마일(약 724km)을 주행할 수 있다. 향후 우버는 미국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