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올해 안에 정보기술(IT) 부문에 3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하기로 하면서, 주식거래 시스템의 안정성과 보안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 투자자 보호와 서비스 신뢰도 제고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투자 계획은 키움증권이 평소 유지하던 연 1천억 원 규모의 전산 비용과는 별도로 진행된다. 키움증권은 ▲IT 인프라 확장 ▲시스템 품질 향상 ▲보안 체계 강화 ▲거래 시스템 유연성 제고 등을 골자로 한 ‘IT 안정성 강화 방안’을 9월 4일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증권사 중에서도 이용자 수와 거래량이 많은 키움증권이 이처럼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선 것은 중단 없는 서비스 제공과 고객 신뢰 확보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주요 추진 과제로는 시스템 내 신규 기능이나 서비스를 실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미리 점검할 수 있게 검증 절차를 고도화하고, 기능별 성능 분석과 품질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런 조치는 시스템 장애를 사전에 방지하고, 예상치 못한 트래픽 급증에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신규 인프라 투자 외에도 내부 통제와 보안 기능 역시 한층 촘촘해진다. 외부 해킹이나 사이버 위협을 조기에 탐지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통합보안관제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전담하는 조직도 신설된다. 여기에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거래 데이터의 연속성과 처리 속도를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원장 시스템 도입도 추진 중이다. 원장 시스템은 고객 계좌 및 거래 내역을 기록·보관하는 핵심 기술로, 증권사 서비스의 안정성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이런 기술적 조치가 효과를 거두기 위해, 키움증권은 외부 전문 기관으로부터의 시스템 진단과 컨설팅도 병행한다. 이달 말까지 전체 IT 시스템의 품질, 보안, 운영 체계를 진단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넘어, 구조적이고 중장기적인 IT 체계 혁신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고도화하는 사이버 보안 위협에 대응하고, 대중화된 온라인 거래 환경에서 신뢰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주요 증권사들의 IT 투자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고객의 안정적인 투자 경험 제공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이번 발표는 단순한 시스템 강화 수준을 넘어선 전략적 결정으로 볼 수 있다.